[FETV=나연지 기자] 생산 차질과 재무 부담이 이어졌던 금호타이어의 재무 흐름이 2025년 3분기 누적 공시 기준으로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손익 회복에 앞서 현금흐름과 운전자본 지표가 먼저 개선되면서, 공시상으로도 ‘방어 국면’을 지나 정상화 초입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이 가능해졌다.
가장 먼저 변화가 감지된 지표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이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금호타이어의 영업현금흐름은 58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재고자산과 매출채권 증가로 인해 현금 유출 압력이 컸다면 2025년 3분기 기준으로는 순이익 증가와 비현금 비용 조정이 맞물리며 영업현금 창출 여력이 회복된 모습이다.
차입 구조 역시 직전년도와는 성격이 다르다. 2025년 3분기 기준 단기차입금 증가는 2조2177억원, 상환은 2조2180억원으로 사실상 동일한 수준이다. 신규 차입으로 현금을 메우는 구조가 아니라, 차입 롤오버를 유지하는 가운데 영업현금 유입이 병행되는 형태다. 차입에 의존해 현금 소진을 방어하던 국면에서 벗어나, 재무 부담을 관리하는 단계로 전환되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변화는 현금 포지션에서 더욱 뚜렷하게 확인된다. 2024년 3분기에는 현금이 1051억원 감소했지만, 2025년 3분기에는 1937억원 증가로 전환됐다. 기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024억원으로, 1년 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투자 흐름 역시 공격적 확장보다는 유지·정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순유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는 유무형자산 취득과 금융자산 처분이 병행된 결과다. 대규모 증설이나 무리한 투자보다는, 화재 이후 기존 생산 체계를 정상 궤도로 되돌리는 과정에 필요한 투자 흐름으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서도 같은 맥락의 평가가 나온다. 최근 발간된 증권사 리포트에서는 금호타이어를 ‘정상화의 초입’으로 규정하며, 광주 1공장 복구와 제품 믹스 개선을 중장기 관전 포인트로 제시했다. 화재로 소실된 연간 1150만본 규모의 생산능력 가운데 약 800만본은 외주 및 타 공장 증산으로 이미 보완됐고, 남은 350만~400만본의 공백은 2026년 광주 1공장 정상 가동을 통해 채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광주 1공장은 일 3000본 수준까지 부분 가동에 들어갔으며, 2026년에는 1만본/일 체제 전환이 목표다.
제품 믹스 측면에서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평균판매단가(ASP)가 6% 이상 상승하며 수익성을 방어했다. 특히 유럽 시장 비중 확대가 중장기 개선 변수로 꼽힌다. 현재 금호타이어의 유럽 매출 비중은 약 27%로 국내 경쟁사 대비 낮은 편이지만, 유럽은 고인치·고성능·윈터·EV 타이어 비중이 높아 믹스 개선 효과가 크다. 생산 정상화 이후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가 본격화될 경우, 수익성 회복이 손익 지표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량과 캐파 회복은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현금흐름과 운전자본, 차입 구조가 먼저 정상화되는 것은 제조업 회복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신호”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 측은 “결손금이 전년 대비 줄었고 2022년 이후 흑자를 이어오고 있는 만큼, 회사 내부에서는 경영 정상화 초입보다는 재무 안정화가 점차 공고해지는 단계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