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30 (화)

  • 맑음동두천 -5.9℃
  • 맑음강릉 0.6℃
  • 맑음서울 -3.6℃
  • 맑음대전 -2.9℃
  • 맑음대구 1.6℃
  • 연무울산 1.7℃
  • 구름많음광주 0.7℃
  • 연무부산 3.7℃
  • 구름조금고창 -1.2℃
  • 구름많음제주 7.5℃
  • 맑음강화 -2.5℃
  • 구름조금보은 -5.3℃
  • 맑음금산 -3.6℃
  • 흐림강진군 2.1℃
  • 맑음경주시 2.3℃
  • 구름많음거제 4.0℃
기상청 제공


전자


[2025년 키워드–HBM]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초호황 국면에 서다

AI 인프라 확산에 따른 메모리 경쟁 구도 변화
공급 안정성·차세대 기술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

[편집자 주] ‘푸른 뱀의 해’로 불린 2025년 을사년, 국내 산업계는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크고 작은 변곡점을 지나왔다. FETV는 주요 산업별로 2025년 한 해를 관통한 핵심 키워드를 짚어보고, 각 업계가 어떤 선택과 변화를 겪어왔는지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FETV=나연지 기자] 2025년 반도체 산업의 변화는 증시 흐름으로 곧바로 이어졌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데이터센터용 GPU·AI 가속기 수요가 늘면서, HBM(고대역폭메모리) 중심의 메모리 경쟁이 본격화됐고,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는 기업 가치 재평가로 연결됐다. 

 

올해 주식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산업 구조 변화가 주가를 설명하는 방식이 명확해졌다는 점이다. 반도체는 AI 서버 확산이라는 구조적 수요가 주가 흐름을 이끌었다. 특히 이번 사이클은 범용 D램 가격 반등에 의존했던 과거와 달리, HBM이라는 고부가 제품이 실적과 밸류에이션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구조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HBM은 AI 가속기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았다. AI 모델이 고도화될수록 연산량과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하고, 이에 따라 GPU·AI 칩과 함께 탑재되는 HBM 수요도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2025년을 기점으로 메모리 산업의 경쟁 축이 범용 D램 중심의 가격 사이클에서 AI 특화 메모리 중심의 공급 경쟁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주식시장에서 가장 먼저 반영됐다. SK하이닉스는 HBM 공급에서 선두 지위를 확보하며 AI 메모리 수요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주로 부상했다. HBM 비중 확대에 따른 실적 가시성이 높아지면서, 주가 역시 올해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HBM 경쟁력이 기업 가치를 설명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2025년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HBM 경쟁에서도 한발 앞선 행보를 보인 해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제품인 HBM4 개발을 완료하고, 2025년 하반기부터 일부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양산 공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주 강세는 단순한 업황 반등 기대를 넘어 수급 구조 변화와도 맞물렸다.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성장 서사가 글로벌 자금의 유입을 이끌었고, 외국인·기관 수급 역시 HBM 관련 종목으로 우선 유입되는 흐름을 보였다. 과거 메모리 업황 반등 국면에서 나타났던 단기 트레이딩 성격의 매수와 달리, 올해는 중장기 구조 변화에 대한 투자 성격의 자금이 유입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행보 역시 2025년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 제품이 엔비디아의 퀄리피케이션 테스트를 통과하며 기술 검증을 마쳤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삼성전자의 HBM3E 12단이 기술 검증을 넘어 시장 신뢰 회복의 계기를 마련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해석한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이 양산·공급 단계에 진입하며 AI 메모리 경쟁에 다시 합류했다. 테스트 지연과 일정 조정 우려가 제기됐던 초기와 달리, 하반기 들어 공급이 가시화되면서 시장 평가 역시 점차 달라지는 흐름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