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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DL건설, 외형 확장전략 속도 조절…안정성 국면 진입

합병·브랜드 효과로 매출 확대…공공·정비사업 중심 안정성 유지
수익성 반등·순현금 구조·낮은 PF부담으로 유동성 리스크 제한적

[FETV=박원일 기자] DL건설이 합병 이후 꾸준한 외형 성장을 이뤄냈지만 내년부터는 전략 변화를 통해 '안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주택과 도시정비사업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우수한 분양 성과와 보수적인 재무 구조를 바탕으로 한 사업·재무 안정성은 중단기적으로도 유지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DL건설은 건축·주택과 토목으로 이원화된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건축·주택 부문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한다. 2020년 고려개발과의 합병 이후 사업 규모는 빠르게 확대됐다. 모회사 DL이앤씨와 주택 브랜드 ‘e편한세상’을 공유하며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한 점도 성장의 배경이다.

 

 

이에 힘입어 DL건설의 매출액은 2019년 1조3000억원에서 2024년 2조5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다만 국내 건설경기 둔화로 착공 전환 물량과 신규 수주가 줄어들면서 2025년 이후 매출 규모는 2023~2024년 대비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 성장세는 둔화되지만 사업 안정성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DL건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2024년 말 약 9000억원 규모 공공주택사업과 최근 1342억 규모 의정부법조타운 공공분양사업 등을 수주하는 등 분양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공공주택과 도시정비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다.

 

2025년 9월 말 기준 수주잔고는 미착공 물량을 포함해 5조5000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약 3.2배 수준이다. 2019년 말 3조9000억원이던 수주잔고는 2023년 말 7조4000억원까지 늘었다가 이후 주택경기 둔화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당분간 신규 수주 환경은 녹록지 않지만 기존 수주잔고를 통한 매출 가시성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DL건설의 영업 수익성은 분양경기 호조가 이어졌던 2020~2021년 영업이익률 10% 이상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건설경기 둔화와 공사원가 상승 부담으로 수익성은 점차 하락했다. 특히 호텔 개발사업과 물류센터 등 일부 비주거 사업장에서 공사지연과 추가 비용이 발생하며 원가율이 크게 악화됐다.

 

2024년에는 주택 사업장의 추가 원가 반영과 공사 미수금 대손 인식이 겹치며 영업이익률이 0.6%까지 급락했다. 다만 2025년 들어 건축·주택 부문의 원가율이 개선되면서 3분기 누적 기준 3.5%로 반등했다. 진행 중인 사업장의 잔여 공사원가를 감안할 때 영업수익성은 2024년 대비 개선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진행 중인 주택 사업장의 분양률은 2025년 10월 말 기준 95.1%로 우수한 수준이다. 일부 오피스텔과 지방 사업장을 중심으로 분양이 지연되고 있으나 계약 잔액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원가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기성불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공사비 회수가 비교적 안정적이다. 이는 공정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운전자금에 통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DL건설은 2021년까지 우수한 영업 수익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후 영업현금흐름 감소와 2023년 자체 분양용지 취득 등 자금 소요로 잉여현금흐름은 축소됐다. 2025년에는 준공 사업장의 채권 회수 지연 영향으로 856억원의 잉여현금흐름 적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재무구조는 안정적이다. 2025년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92.8%, 순차입금의존도는 –17.2%로 수년간 부(-)의 순차입금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합병 이후 자본 규모는 80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됐으며 이익잉여금 누적으로 1조원 이상의 자본 완충력을 확보하고 있다.

 

PF 우발채무(정비사업 제외)는 2025년 9월 말 기준 300억원으로 크지 않은 수준이다. 과거 일부 비주택 프로젝트에서 책임준공 기한 연장에 따른 신용보강이 있었지만 대위변제 및 시행사 상환을 통해 대부분 해소됐다. 책임준공 미이행 시 채무인수 약정이 걸린 PF 대출 잔액은 약 9000억원이지만 현재 공정률과 분양률을 감안하면 추가 부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총차입금은 2012억원으로 이 중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69.1%를 차지하지만 현금성자산이 5469억원에 달해 대응 여력은 충분하다. 미사용 여신 한도와 DL그룹의 대외 신인도, 계열 지원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단기 유동성 리스크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분석된다.

 

DL건설은 외형 성장 국면을 지나 안정성 중심의 국면에 접어들었다. 매출 성장세는 둔화되지만 공공·정비사업 중심의 사업 구조와 우수한 분양 성과, 풍부한 현금과 낮은 재무 리스크는 향후 실적 변동성을 완충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DL건설 관계자는 “올해 매출은 전년도와 비교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업이익 규모는 오히려 늘어 운영효율성·수익성은 더 개선될 것으로 본다”며 “당분간은 디벨로퍼로서의 역할보다 공공부문 위주 수주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도 전망은 쉽지 않지만 정부 정책과 시장 흐름의 영향 하에 기존의 보수적 경영 방침을 유지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미 DL건설은 대손 선반영 등 보수적 기조를 구체화 해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