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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2025년 키워드-100조] 패키지화·양산이 만든 방산 강국

3분기 누적 방산 4社 전체 수주잔고 약 110조
한화에어로 노르웨이 K9·현대로템 페루 K2 수출 → 후속 지원 포함

[편집자 주] ‘푸른 뱀의 해’로 불린 2025년 을사년, 국내 산업계는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크고 작은 변곡점을 지나왔다. FETV는 주요 산업별로 2025년 한 해를 관통한 핵심 키워드를 짚어보고, 각 업계가 어떤 선택과 변화를 겪어왔는지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FETV=이신형 기자]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대표 방산 4사의 누적 수주잔고가 10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단일 대형 계약의 효과라기보다는 국내 양산 효과와 후속군수지원, 현지화 등을 포함한 패키지형 수출 수주가 누적된 결과로 올해 국내 방산 산업이 구조적 분기점을 맞이했다는 평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KAI), LIG넥스원 등 국내 대표 방산 4사의 전체 수주잔고는 올해 2분기 기준 약 103조원을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는 약 110조원을 돌파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각 사별 누적 수주잔고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1조원, 현대로템 약 30조원, 한국항공우주 약 26조원, LIG넥스원 약 23조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방산업계 수주잔고 확대와 실적 호황의 배경에는 러·우전쟁 장기화와 중동 지역 긴장 고조 등 국제 정세 불안이 자리잡고 있다. 각국이 방위력 강화를 서두르며 무기 조달 방식도 이전과는 달라진 양상을 보였다. 단순하게 물량을 확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 패키지형 조달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올해 방산업계 수주의 핵심은 패키지화였다. 단순 무기 판매가 아닌 양산 물량 확보와 후속군수지원, 현지 협력·공정 등 현지화까지 묶은 계약이 성사되며 수주잔고를 구조적으로 키우고 있다. 이를 통해 단기 매출은 물론 다년 계약까지 이어졌고 이러한 패키지형 수주 계약 성사가 방산업계의 하나의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기업별로 보면 먼저 한화에어로스페이는 지상방산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바탕으로 패키지형 수주의 전형을 보였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K9 자주포, 천무·천궁 대공체계 등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양산 체재를 구축했고 국내에서는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과의 양산 계약을 통해 안정적 수주 기반을 마련했다.

 

 

해외에서는 패키지화 전략이 두드러졌다. 지난 4월 인도 K9 자주포 수출 계약과 함께 대공체계사업의 수출 가능성도 검토됐고 지난 9월 노르웨이K9 수출 계약에서는 전투체계 적용 교육·정비 포함한 지속적 군수지원 등 최적화 맞춤 솔루션 제공등이 언급됐다. 여기에 올해 폴란드 민간 방산기업인 WB사와 ‘천무 유도탄’ 합작 법인의 설립을 추진하며 유럽 현지 생산 기반 구축에도 나섰다.

 

현대로템 역시 최근 페루 육군과 전차·장갑차 수출을 추진하며 패키지형 수주의 전형적 구조를 확인할 수 있었다. K2 전차 54대와 K808 장갑차 141대 수출에 합의했고 현지 조립공장 구축, 일부 생산 공정 현지화 방안 등이 계약에 포함됐다. 단순 납품 계약이 아니라 현지 산업과 연계한 장기 협력 구조를 전제로 한 계약이라는 점에서 수주잔고 확대 효과가 더 커질 가능성도 거론됐다.

 

한국항공우주는 주력 분야인 항공방산 분야를 중심으로 정부 간 협력과 운용 지원을 결합한 수주 구조를 보였다. 지난 6월 체결된 1조 규모 필리핀 FA-50 수출 계약에 이어 이번달 26일 또 다시 필리핀 국방부와 925억 규모 FA-50 성능개량 사업을 수주하며 패키지형 계약의 후속 수주 대표 사례를 만들었다.

 

 

LIG넥스원은 유도무기와 방공 체계를 중심으로 고부가 수주 구조를 강화해왔다. 3분기 실적발표에서 LIG넥스원 역시 수출 확대의 핵심 전략으로 현지화와 현지 업체와의 전략적 협력을 제시했다. 또 지난 8월에는 천궁-II 등 유도 무기 체계 수요가 높은 중동 지역을 감안해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사무소를 확장 이전하는 등 현지 기반을 넓히고 있다.

 

국내 수주 역시 올해 국내 방산사들의 수주잔고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방사청과 국방과학연구소 등 정부 기관을 중심으로 이어진 전력화·양산 연계 역시 수주잔고 확대에 안정적 기반을 형성했다.

 

종합해보면 올해 방산 4사의 수주는 해외의 경우 단순 수출이 아니라 현지 생산과 향후 추가 계약 등 협력 중심의 패키지 수주가, 국내에서는 국가 주도의 양산 계약이 수주잔고를 쌓아올리는 양대 축으로 작동했다. 업계는 후속 계약, 현지화 등을 포함한 패키지 계약과 국내 양산이 주요 수주 전략으로 자리잡으며 기업들의 수주 기반이 한층 두터워졌다는 평가다.

 

증권업계는 “수주잔고 성장을 바탕으로 내년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며 “국내 무기 체계에 대한 관심 증가로 내년에도 다양한 해외 사업 수주가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