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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푸른 뱀의 해’로 불린 2025년 을사년, 국내 산업계는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크고 작은 변곡점을 지나왔다. FETV는 주요 산업별로 2025년 한 해를 관통한 핵심 키워드를 짚어보고, 각 업계가 어떤 선택과 변화를 겪어왔는지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
[FETV=이건혁 기자] 국내 ETF 시장의 점유율 경쟁이 정면승부로 번지고 있다. ETF 상품 수는 1000개를 넘어섰고 순자산총액도 300조에 육박하고 있다.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선점효과를 위한 운용사들의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에 상장된 ETF는 총 1059개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24개 늘어난 수치다. 올해에만 신규 ETF가 170개 출시됐는데 이 가운데 92개가 하반기에 쏟아졌다. 2021년 한 해 동안 신규 상장한 ETF가 77개였던 점을 감안하면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ETF는 2002년 국내에 처음 도입됐지만 초기에는 시장의 관심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2020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뚜렷해졌다. ETF 상품 수는 2021년 533개에서 2022년 666개, 2023년 813개, 2024년 935개로 늘었고 올해는 1000개를 돌파했다.
자산운용사 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2021년까지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34개로 ETF 라인업 1위를 유지했지만 올해에는 삼성자산운용이 226개로 220개의 미래에셋자산운용을 근소하게 앞섰다. 삼성자산운용의 자회사인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ETF까지 합치면 삼성계열 상품 수는 243개로 늘어난다.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수도 2021년 19곳에서 올해 29곳으로 확대됐다.
경쟁이 격화된 배경에는 ETF의 ‘선점 효과’가 있다. 유사한 구성의 상품이 많은 만큼 보수율이나 편입 종목의 미세한 차이보다 먼저 시장에 자리 잡은 ETF로 자금이 몰리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증시가 살아나며 투자 수요가 확대되자 운용사들이 자금을 끌어오기 위한 채널로 ETF를 적극 활용하면서 출시 경쟁에도 불이 옮겨붙은 셈이다.
시장 성장세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ETF 순자산총액은 2021년 73조9675억원에서 2022년 78조5116억원, 2023년 121조672억원, 2024년 173조5639억원으로 늘었고 이달 22일 기준 295조6750억원까지 증가했다. 1년 만에 70.4% 늘어나며 ‘300조 시대’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운용사별로는 삼성자산운용(113조6250억원)과 미래에셋자산운용(96조2810억원)이 압도적인 규모로 선두권을 유지했다. 한국투자자산운용(25조5247억원)은 KB자산운용(21조2717억원)을 제치고 상위권에 올라섰고 한화자산운용(7조6014억원)도 키움투자자산운용(5조2802억원)보다 앞서며 순위가 상승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3조8561억원)은 10위에서 8위로 올라섰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자회사인데도 순자산총액 1조1793억원으로 11위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국내 주식시장 전망이 비교적 밝은 만큼 ETF 시장의 점유율 경쟁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이 성장하면서 운용사 간 경쟁도 함께 치열해졌다”며 “시장 확대 국면에서 점유율을 넓히려는 움직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