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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이 지난해 공개됐다. 상장사는 해당 지침을 따라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밸류업을 이루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시장과 맺은 약속이기도 했다. 이로부터 1년이 지난 현재 FETV가 각사의 이행 현황을 점검해보고자 한다. |
[FETV=이신형 기자] 대한항공이 최근 지난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이행 현황과 이를 리뉴얼한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다. 지난해 계획이 아시아나항공 통합 일정과 기대 효과를 중심으로 구성됐지만 정량화된 목표 제시가 부족했다는 한계가 있었던 만큼 올해는 기존 계획을 보완해 통합 이상의 가치 실현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다.
대한한공이 지난 19일 2025 기업가치제고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계획에서 언급된 핵심 목표는 ▲성공적인 통합 항공사 출범 ▲주주환원·투자자 신뢰도 제고 ▲ESG 경영 확대 등이다. 전체적인 흐름 자체는 지난해 계획과 유사했으나 올해는 각 항목별로 이행 현황과 향후 계획이 전년 대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통합 항공사의 청사진을 시장에 설명하는 데 무게가 실렸다. 지난해 계획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단일 FSC(대형 항공사) 체제로 전환한다는 점과 함께 통합 시너지, 규모의 경제, 운영 효율성 제고 등을 강조했지만 단계별 일정이나 효과에 대한 언급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올해 계획에서는 통합 로드맵이 보다 명확해졌다. 대한항공은 올해 8월 화물사업부 매각을 시작으로 2026년 말 본사 합병, 2027년 LCC·자회사 통합 등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연도별 일정을 제시했다. 이는 통합 과정에서 주요 절차를 시점별로 정리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낮추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여기에 통합 시너지에 대한 정량적 지표도 처음으로 제시됐다. 대한항공은 통합 FSC 기준 연간 매출 규모를 약 23조원 이상으로 추정했다. 또 인천공항 슬롯 점유율은 37% 수준으로 확대되고 환승 수송객은 7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ASK(좌석 공급 능력) 역시 55%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주주환원 부분에서는 제도 변경이 실제 실행으로 이어졌다. 대한항공은 배당 기준일을 기존 연말 고정 방식에서 이사회 결의로 사전에 결정할 수 있도록 올해 정관을 변경했고 해당 방식으로 올해 배당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투자자가 배당 기준일을 미리 인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 배당 예측성을 높였다.
ESG 부분에서는 SAF 확대와 동급 기종 대비 좌석당 탄소 배출량이 20~25% 적은 고효율 항공기 도입을 예고했다. 또 올해는 정부의 SAF 혼합 의무화 제도 시행에 따라 2027년부터 이어지는 SAF 혼합 의무화 로드맵을 별도 항목으로 다루며 규제 대응 전략을 정리했다.
또 국내 출발 국제선 항공편과 국내선까지 SAF의 사용을 검토하면서 2027년 혼합비율 1%에서 2035년 최대 10%까지 늘려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를 통해 중장기 환경 규제 리스크를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종합해보면 올해 대한항공의 밸류업 전략은 단기적인 실적 개선이나 업황 개선보다는 통합 과정의 가시화, 주주환원 제도 실행, SAF 대응 전략 구체화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통합 일정과 정량 지표를 제시함으로써 향후 대형 FSC 완성 이후 안정적인 현금 흐름과 예측 가능한 주주환원 구조 등을 마련하겠다는 방향성으로도 풀이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통합시너지 발현을 통해 국내외 경쟁력 제고와 수익·재무 안정성 개선이 기대된다”며 “통합 진행 경과, 중장기 사업 전략 등 꾸준하게 주주 및 시장 소통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