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건혁 기자] 삼성증권의 자산관리(WM) 사업이 최근 몇 년 사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자산관리 수수료가 5년 전보다 180% 증가했고 30억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 고객 수도 업계 최초로 5000명을 넘어서는 등 WM 중심 조직 재편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자산관리 수수료는 3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302억원 대비 6.6% 증가한 수준이다.
삼성증권의 자산관리 부문 수수료는 최근 가파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3분기까지 누적 기준 자산관리 수수료는 2020년 115억원에서 2021년에는 261억원으로 크게 상승했지만 2022년 185억원, 2023년 211억원으로 일정 구간에서 성장이 정체된 모습이다. 하지만 지난해를 전후로 시장 환경 변화와 WM 전략 강화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뚜렷한 증가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같은 성과에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조직 강화 전략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월 강남 테헤란로에 자산관리 특화 조직인 ‘SNI패밀리오피스센터’를 개설하며 초고액 자산가 전담 체계를 강화했다. 이어 같은 해 7월에는 MZ세대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전담 조직까지 신설하며 고객군 확대와 세대별 맞춤 서비스 구축에 속도를 냈다.
패밀리오피스는 단순 재무 상담을 넘어 가문의 자산을 세대 간 안정적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돕는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다. 삼성증권은 이 부문에서 세무·법무·부동산 자문부터 가업승계·상속 및 증여·기업 솔루션까지 통합 제공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SNI패밀리오피스 서비스는 투자 가능 자산 1000억원 이상, 예탁자산 300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시기에 접어들면서 자산의 유지뿐만 아니라 세대 간 이전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어 향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9월말 삼성증권의 30억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 고객 수는 5449명으로 업계에서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다.
초고액자산가 수는 올해 급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년 2855명에서 지난해 3933명으로 늘어났지만 올해 9개월 만에 1516명 늘어났다. 지난 4년 간의 증가보다 올해 9개월 증가가 더 가파르다.
실적 개선 흐름은 인사에서도 확인됐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26일 발표한 정기 인사에서 WM 조직의 성과를 반영해 양완모 강남지역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오선미 SNI패밀리오피스센터 1지점장을 상무로 승진시켰다. 이번 인사는 삼성증권이 자산관리 부문에서의 전략적 강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2020년부터 금융자산 1000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도입해 금융 서비스부터 비재무영역까지 포괄한 토탈자산관리 모델을 구축했다”며 “이같은 서비스 경쟁력을 기반으로 30억원 이상 고객 규모가 업계 최초로 5000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