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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


베뉴지 vs 배진한, 감사·이사 놓고 정면충돌…임시주총 ‘표 대결’ 임박

베뉴지, 그랜드백화점 정리 후 예식장·골프장·호텔 운영
배진한, 기존 이사·감사 해임 등 총 4개 안건 상정

[FETV=이신형 기자] 베뉴지와 ‘슈퍼개미’ 배진한이 감사·이사 선임을 둘러싼 주주간 분쟁에 돌입했다. 양측이 정면으로 맞서는 이번 분쟁은 다음달 3일 임시주총에서 표 대결로 결론이 날 전망이다.

 

올해 6월까지 그랜드 백화점을 운영해왔던 베뉴지(VenueG)와 슈퍼개미로 불리는 배진한씨의 주주 간 경영 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업계에 따르면 김만진 대표 중심의 현 경영진과 지분 2.39%를 보유한 2대 대주주 배진한씨의 갈등은 지난 2023년 투자 의사결정 논란부터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베뉴지는 보유하던 삼성전자 주식 지분을 매도하고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소재주로 재투자를 단행했으나 고점에 매입했던 탓에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배진한씨 측은 경영 투명성과 내부 통제에 문제가 있다며 지속적으로 감사를 교체하고 이사회 책임을 묻는 등 압박을 강화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분쟁의 촉발점은 지난 8월 11일 배진한·노블리제·데카몬 3자가 법원에 제출한 ‘임시주주총회소집허가’ 신청이다. 배진한씨 측은 상법 366조에 근거해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했으나 회사가 이를 거부하자 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이에 결국 베뉴지는 지난달 10일자로 임시주총 소집을 결의했고 양측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서로 다른 ‘의결권대리행사권유참고서류’를 제출하며 양측 갈등은 본격화됐다.

 

배진한씨 측은 이번 임시주총에서 ▲김만진 사내이사 해임 ▲정창민 감사 해임 ▲신규 감사 배주한 선임 ▲신규 비상근 감사 이정섭 선임 등 총 4개 안건을 상정했다. 배진한 측의 핵심 논지는 크게 경영진의 투자결정 오류, 공시·내부통제 실패, 감사의 감독 기능 부재 등이다.

 

 

◇ 배진한 "소수주주로서 권리 행사", "경영진 내부통제 미흡…감사 교체·이사회 재편 필요"

 

배진한씨 측은 이번 임시주총 핵심 논점을 지배구조 정상화와 소수주주 권리 보호로 규정한다. 베뉴지가 상정한 정관 변경안 중 감사 자격요건 신설 조항(제34조 ④항)은 소수주주가 제안하는 감사를 사실상 배제하기 위한 장치로 판단하며 “주주 기본권을 제약하는 부적절한 시도”라는 입장이다.

 

또 배진한씨 측은 대표이사 김만진 이사가 과거 대규모 타법인 출자, 계열사 대여, 자기주식 관련 처리 등에서 절차 위반 및 내부통제 실패가 반복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판단을 바탕으로 김 이사의 해임이 기업가치 훼손을 막고 글로벌스탠다드 수준의 경영 체계를 마련하는 출발점이라고 주장한다. 해당 문제는 단순한 판단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 통제 부재에서 비롯된 사안이라고 설명한다.

 

감사 정창민 해임 요구 역시 같은 연장선이다. 배진한씨는 현 감사가 과거 발생한 문제를 감독·점검하지 못했다는 점과 이사책임 소송 제기 등 필수적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한다. 신규 감사 후보인 배주한·이정섭에 대해서는 실무 경력과 업무 이해도가 적합한 인력이라고 판단하며, “신규 감사 선임을 통해 내부감사 기능을 정상화하고 주주가치를 회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베뉴지 "배진한 주장 사실과 달라…소수주주 권력 이용, 감사·이사 인사 남용"

 

반면 베뉴지는 배진한씨가 제기한 출자·대여·자기주식 관련 문제 대부분이 사실과 다르며 모두 적법한 절차에 따른 경영 판단이었다고 반박한다. 대규모 출자 역시 안정적 자산 운용 목적이었고 누적 수익도 발생한 만큼 ‘손실 초래’라는 주장은 왜곡이며 계열사 대여 역시 법정 기준 이자율을 준수한 정상 거래로 불법성이나 사익 추구 의도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특히 베뉴지는 배진한씨 측이 2022년 이후 수차례 감사 후보를 임의로 제안하고 선임된 감사들에게 과도한 요구를 하거나 사임을 강요하며 이를 반복적으로 해임하려 했다는 점을 문제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감사들이 공시·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을 지키기 어려워지는 등 회사 운영에 혼란이 발생했다고 설명한다. 베뉴지는 이를 소수주주 권리의 남용이자 회사 가치 훼손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베뉴지는 배진한씨가 제안한 신규 감사 후보들이 배진한의 특수관계인 또는 종속된 인물로 독립성과 상근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감사 2인을 동시에 선임할 경우 회사의 필수 감사업무 대신 특정 주주의 요구만 수행하는 구조가 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감사·이사 해임 및 신규 선임 안건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남용이라는 것이 베뉴지 측의 입장이다.

 

 

◇ 12월3일 임시주총…정관 변경, 이사·감사 해임·선임 ‘표 대결’
 

결국 이번 임시주총 표결의 핵심은 ▲정관변경(이사 정원 30명 -> 10명으로 축소·감사 자격요건 신설) ▲김만진 이사 해임 ▲정창민 감사 해임 ▲신규 감사 2명 선임이다. 양측은 공시를 통해 위임장 확보 경쟁에 돌입했고 표심 이동에 따라 경영 구조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베뉴지와 배진한씨의 갈등은 단순한 인사 문제를 넘어 주주권 행사·이사회 독립성이라는 구조적 쟁점으로 확장된 상황이다. 이번 임시주총은 ‘경영진의 안정성 확보’와 ‘소수주주 중심 견제 강화’라는 양측의 이해가 정면으로 맞서는 첫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표심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에 따라 향후 베뉴지 지배구조·경영 방향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