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나연지 기자] 효성중공업이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술 국산화에 속도를 내며 미래 전력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고 28일 밝혔다.
조현준 회장은 “HVDC는 단순한 송전 기술을 넘어 미래 에너지 시장을 이끌 핵심 기술”이라며 “효성중공업이 글로벌 HVDC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효성중공업은 2017년 조 회장의 지시에 따라 200MW급 전압형 HVDC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당시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7년간 1000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국내 최초로 200MW급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어 지난 7월 30일에는 경남 창원공장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전압형 HVDC 변압기 전용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향후 2년간 컨버터·제어기·변압기 등 대용량 HVDC 제작시설과 연구개발에 총 3300억원을 투자한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효성중공업 HVDC 변압기 공장 기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효성중공업]](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835/art_17563503487867_e1a598.jpg?iqs=0.9405536106219307)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교류(AC)를 직류(DC)로 변환해 장거리 송전 손실을 최소화하고, 목적지에서 다시 교류로 변환해 공급하는 방식이다. 전력 반도체와 디지털 제어기술 발전으로 상용화가 가능해졌으며, 기존 교류 송전에 비해 효율이 높아 재생에너지 확산과 전력계통 안정화에 필수적이다.
그동안 GE·지멘스·히타치 등 유럽 전력기기 업체들이 독점해온 분야지만, 효성중공업이 독자 기술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시장 구도가 흔들릴 전망이다. 회사는 장기적으로 2GW급 대용량 전압형 HVDC 개발을 통해 기술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에서도 효성중공업의 역할이 기대된다. 전압형 HVDC는 양방향 전력 제어와 계통 안정성이 뛰어나 날씨에 따른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산 장비 적용 시 유지보수·고장 대응 속도에서도 강점이 있다.
효성중공업은 이미 지난해 경기도 양주변전소에 200MW급 전압형 HVDC 변환설비를 구축해 기술력을 입증했다. 조현준 회장은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의 핵심 공급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