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현원 기자] 신한금융그룹(이하 신한금융)이 목표 달성까지 ‘자사주 소각 중심’이라는 원칙을 우선순위에 두고 주주환원 확대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주주환원 정책의 변화는 목표 달성 이후 상황에 따라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이슈로 떠오른 감액배당,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도 향후 법제화 과정을 보며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상반기 순익 3조원 돌파…지난해 연간 순익의 67.2% 달성
신한금융 상반기 경영실적 발표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올해 상반기 3조374억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0.6% 증가한 수준이다.
상반기에만 신한금융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의 67.2%에 해당하는 실적을 기록하게 됐다. 최근 3년 기준으로도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3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신한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의 규모는 2조6820억원에서 2조7470억원이었다.
![신한금융 연도별 분기배당금 변화.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731/art_17537689048335_1967ea.jpg?iqs=0.44614127487044475)
신한금융은 3조43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KB금융에 밀려 리딩금융 타이틀을 탈환하는 것에는 실패했지만,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이 2조26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리딩뱅크 자리에 오르는 것에 성공했다. 2순위를 차지한 KB국민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조1876억원이었다.
그룹 주요 수익성 지표도 전년 동기보다 일제히 개선되는 모습이다. 상반기 총자산이익률(ROA)와 자기자본이익률(ROE)는 0.79%, 11.4%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05%p, 0.7%p 상승했다. 유형자기자본이익률(ROTCE)은 12.9%로, 같은 기간 0.7%p 올랐다.
신한금융은 실적발표에서 2분기 주당 570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2022년 상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신한금융의 현금배당 규모는 ▲2022년 주당 400원(시가배당율 1.0%) ▲2023년 주당 525원(시가배당율 1.5%) ▲2024년 540원(시가배당율 1.1%) 등이었다.
또한 신한금융은 이날 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취득·소각 계획도 발표했다. 8000억원 중 6000억원은 올해 하반기 중으로, 잔여분 2000억원은 내년 초 취득할 예정이다. 상반기 취득·소각을 완료한 6500억원과 하반기 6000억원을 포함하면 신한금융이 올해 중 취득하게 되는 자사주 규모는 총 1조2500억원이다.
실적 바탕의 주주환원율 역시 우상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의 2022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주주환원율은 2022년 30%, 2023년 36%, 2024년 40.2%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말 신한금융이 47%의 주주환원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분기 균등 주당배당금(DPS)로 배당총액의 예측성이 높은 가운데 연간 5조원의 이익을 가정하면 주주환원율은 47%로, 전년보다 7%p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이는 기존에 예상했던 환원율 경로보다 더 가파른 기울기인데 보통자자본(CET1)비율이 밸류업 초기의 13.1%로부터 올해 2분기 말 13.6%까지 상승하며 차츰 여력이 확보됐기에 가능했던 의사결정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배당가능이익 4.6조원…“감액배당 검토사항 아니다”
신한금융은 실적발표를 통해 밝힌 하반기 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취득·소각 계획 중 6000억원을 제외한 잔여분 2000억원은 내년 회계연도에 귀속시키기로 했다.
이와 관련 천상영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자사주 소각 규모가 커지다 보니 이를 연중으로 퍼뜨리기 위해서 지난해부터 이렇게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매입하게 되는 6000억원까지가 올해 주주환원 금액이고, 나머지 2000억원은 내년도에 매입하면서 내년도 주주환원에 편입된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금융지주 실적발표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된 감액배당과 관련해서는 실시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추후 정책 변화가 있을 경우 재검토할 수는 있지만, 신한금융은 충분한 배당가능이익이 있어 현재 시점에서 검토할 사항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천 CFO는 “타사 같은 경우를 보면 감액배당을 실시한 이유가 주주환원에 대한 혜택을 올리기 위해서 하는 것도 있지만, 배당가능이익이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며 “신한금융은 배당가능이익도 지난해 말 기준 4조6000억원 정도로 충분히 있기 때문에 이 관점에서의 감액배당은 검토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신한금융은 원칙적으로 ‘자사주 소각 중심’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크게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의 자사주 소각 목표치는 2027년까지 5000만주 감축이다.
천 CFO는 “다행스러운 것은 지금까지 자사주 소각 속도가 빠르다 보니 2027년까지 가지 않더라도 목표했던 5000만주가 달성이 될 것 같다”며 “그렇다고 하면 적절한 타이밍에 배당과 자사주 소각의 믹스를 유연하게 변동시킬 순 있다”고 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이슈와 관련해서도 법제화 과정 등을 지켜보며 향후 구체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천 CFO는 “분명히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대해서 민감하게 모니터링 하고 있다”면서도 “최종적으로 어떻게 귀착이 될지는 법제화되는 것들을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