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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동물대체시험 시대의 제약사] ④삼성바이오로직스, 인공장기로 임상 전과정 지원

타깃 환자군 맞춤 3D 종양모델로 고형암 공략
GMP 품질 기반, 기존 오가노이드 기업과 차별화

[편집자 주] 제약업계 내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하려는 기술이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뮬레이션과 오가노이드 등 새로운 시험법이 글로벌 규제와 산업 지형을 바꾸고 있다. FETV는 이 같은 변화가 국내 제약사에 미치는 영향과 각 기업들의 대응 전략, 기술 개발 현황을 짚어본다.

 

[FETV=김주영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공장기를 이용한 임상시험수탁(CRO) 서비스를 시작하며 동물대체시험 시장에 큰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순한 오가노이드 기술 도입을 넘어 자사의 강점인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을 앞세워 신약 개발 전 주기를 아우르는 ‘임상 전과정 통합 지원 체계’를 내놨다. 초기 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 설계, 상업 생산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 구조는 기존 오가노이드 전문 기업과는 다른 전략적 접근이다.

 

 

◇고형암 타겟 인공장기 임상시험수탁서비스 론칭

 

지난 6월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 오가노이드(Samsung Organoids)’ 서비스를 공식 론칭하고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기반 임상시험 수탁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번 사업은 대장암, 폐암, 간암, 위암, 유방암 등 고형암 중심의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정밀 스크리닝에서 출발해 실제 임상 단계까지 이어지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나 환자 조직 유래 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해 실제 장기 구조를 모사하는 미니 장기 모델이다. 기존의 2D 세포 배양이나 동물모델은 인간 생체 환경을 완전하게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오가노이드는 실제 환자 종양의 이질성, 유전자 발현, 미세환경까지 재현 가능해 ‘환자 반응 예측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는다. 특히 항암제처럼 환자 반응 편차가 큰 영역에서는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스크리닝이 임상 실패 가능성을 조기에 줄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제약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 오가노이드의 강점이 신약 개발 과정에서 정밀한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암 조직을 정밀하게 모사한 오가노이드는 실제 환자 몸에서 나타날 반응을 예측하는 데 유용하다. 여기에 유전자 정보(WES), RNA 발현 데이터 같은 다양한 바이오 정보를 결합하면 어떤 약물이 어떤 환자에게 잘 들을지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삼성 오가노이드는 환자 특성을 반영한 정밀 모델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정밀 분석과 예측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또 개발 중인 약의 특성이나 타깃 환자군에 맞춰 오가노이드를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도 있어 적응증 확대나 임상 전략 수립에도 유리하다.

 

◇‘삼성’이 가진 차별화된 인프라

 

기존 오가노이드 기업들은 대부분 연구 단계의 기술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으며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s) 수준의 품질 관리 체계를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기존 오가노이드 기업이 주로 학술 연구나 전임상 실험 중심의 비즈니스를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임상시험이나 상업화까지 염두에 둔 구조가 아니기에 규제 기준이나 품질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느슨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해당 서비스는 신약 허가나 임상시험에 직접 활용되기엔 신뢰도나 재현성 면에서 한계가 있다.

 

반면 삼성 오가노이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GMP 기반 CDMO 역량을 바탕으로 스크리닝에 그치지 않고 리드 물질 선정부터 전임상, 임상 설계, 생산까지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차별성을 갖는다.

 

이는 삼성의 강점인 품질 관리 체계와 생산 인프라, 임상 및 허가 지원 경험이 결합돼 있어 실험 결과를 실제 임상과 상업 생산 단계로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데이터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임상시험 설계와 대량 생산까지 실현 가능한 구조를 갖췄다는 의미다.

 

삼성은 현재 삼성서울병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으며 오가노이드 배양 및 분석을 위한 전용 랩은 GMP 기준을 충족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설 내에 구축돼 있다. 회사는 이 같은 경쟁력을 기반으로 오가노이드 시장 내 점유율 확대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가노이드 외에도 항체·약물접합체,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등 차세대 바이오 플랫폼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글로벌 거점 확장’, ‘생산능력 강화’의 세 축을 중심으로, 단순 생산을 넘어 신약개발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삼성 오가노이드 서비스는 폐암, 유방암 등 빈발암에서 시작해 10대 암까지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