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나연지 기자] 삼성전자가 브로드컴의 HBM3E 8-Hi(8단) 시제품 자격 시험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수요 급증 속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삼성의 공급망 복귀 가능성에 다시 시선이 쏠리고 있다.
HBM은 기존 D램보다 최대 5배 이상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제공하는 차세대 고속 메모리로 AI 반도체의 연산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TSV(Through-Silicon Via) 기반의 수직 적층 구조로 구현되며, 발열과 전력 소모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제어하느냐가 기술 경쟁력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꼽힌다.
![[사진 삼성전자]](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625/art_17500628767231_9720c1.jpg)
삼성전자는 평택 DS P3 라인에서 생산한 HBM3E 시제품에 대해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전력 효율과 발열 관련 피드백을 받은 뒤, 설계 및 공정을 보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테스트 장비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개선된 8-Hi 제품은 최근 브로드컴의 자격 시험을 통과하며 양산 전 단계 평가를 마쳤다.
브로드컴 등 팹리스 고객사 입장에선, 공급망을 다변화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목적이 크다. 하이닉스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삼성의 재진입은 '가격 협상력 확보'와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선택지로 부각되고 있다.
삼성은 현재 AMD에 HBM3E를 일부 공급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B100’용 제품에 대해서도 3분기 내 추가 자격 시험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4년 기준 HBM3E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60%로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마이크론과 삼성전자가 각각 25%, 15% 수준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B100에 주요 공급사로 이미 진입한 상태이며, 삼성과 마이크론은 후속 공급사로서 진입을 타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초기 테스트에서 발열·전력 관련 피드백을 받은 것은 맞지만, 브로드컴 사례처럼 통과 제품도 축적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3분기 내 인증 일정을 마무리하면, 하반기부터 주요 고객사 공급망에 재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