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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기의 고령화 이야기


노인빈곤 탈출 방법

 

우리나라는 2024년 12월 이미 초고령사회(super-aged society)에 들어섰다. UN(국제연합)은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구분한다. 행정안전부가 분석한 2024년 주민등록 통계(2024년 12월 31일 기준)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는 1천 25만 6,782명으로 전체 인구의 20.03%를 차지했다. 이대로라면 국내 고령 인구 비율이 2035년에 30%, 2050년에는 4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현재 은퇴연령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이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 경종을 울리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2년 66세(은퇴연령 인구) 이상 노인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39.7%였다. 상대적 빈곤율은 중위소득 50%에 해당하는 ʻ빈곤선ʼ 이하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한국 고령자의 상대적 빈곤율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 국가 중에서 아주 높은 수준이다. 2021년 자료 기준으로 OECD 회원국 중 상대적 빈곤율이 한국(39.3%)보다 높은 곳은 에스토니아(41.3%)뿐이다. 즉 OECD 회원국 중 2위 수준이다. 다음으로 상대적 빈곤률이 높은 국가는 리트비아(32.2%), 리투아니아(27.8%) 등이다. 2021년 중위소득 50% 이하 기준으로 미국이나 일본은 각각 22.8%와 20.0%에 그치고 있다.

 

2023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순자산액은 4억 5540만원으로 전년 대비 176만원 증가했다. 이는 전체 가구 자산액인 4억 354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고령자들이 가진 자산 중에는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81.3%로 가장 높았고, 저축은 12.9%로 타 연령대에 비해 낮은 편이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의 국민연금 가입 및 급여 관련 통계 분석 결과, 2023년 말 기준으로 18~59세 가입 대상 인구 중 73.9%가 국민연금에 가입하고 있고, 65세 이상 고령자 중 51.2%만이 국민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59세 국민연금 가입 대상 인구 대비 가입률은 2022년 73.3% 대비 0.65%포인트 늘었다. 노령⦁장애⦁유족연금 등 국민연금을 받은 수급자는 총 682만 명으로 2022년 664만 명 대비 18만 명 늘었다. 2000년 이후 매년 꾸준히 늘어 2024년 하반기 중 7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었다. 65세 이상 고령자 중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도 498만 명으로, 전체 973만 명 증 51.2%를 차지하여 수급률이 고령자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일하는 고령자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이다. 2023년 65세 이상 고령자 고용률은 37.3%로 1년 전보다 1.1%포인트, 10년 전보다 6.7%포인트 상승했다. 고령자의 고용률은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62.6%)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나 2015년 이후 상승 추세이다. 일하는 이유로는 ʻ생활비에 보탬ʼ이 57.2%로 가장 많았고, ʻ일하는 즐거움ʼ이 34.7%로 뒤를 이었다. 많은 고령층들이 모자라는 생활비를 벌기 위함뿐만 아니라 보람 있는 삶을 위해서라도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문제는 요즘처럼 청년실업이 넘치는 현실 속에서 고령층들이 일을 찾는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이기에 다음의 특별한 각오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첫째, 퇴직 후 왜 일이 필요한가에 대해 확고한 인식을 갖는 것이다. 퇴직 후에는 소득이 줄면서 경제적 압박감과 가정과 시회에서의 존재감 상실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많은 퇴직자들이 퇴직 후에 마땅히 오라는 데는 많지 않을 것이므로 일에 대한 강한 의지야말로 재취업 성공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둘째, 눈높이를 낮추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전직 직장에서 연공서열에 따라 공헌도 이상으로 받았던 금액을 못 받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다. 현역시절과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급여는 비교가 안될 만큼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청년실업이 넘치는 시대에 일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젊은 세대가 할 수 없는 일이거나,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하지 않는 일을 찾을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결국 전직 직장보다 수준 낮은 일에 가까운 경우가 많을 것이다.

 

셋째, 내세울 수 있는 주특기를 갖추는 것이다. 일을 하겠다고 무작정 동문서주 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마땅히 내세울만한 주특기가 없는 경우에는 성급하게 재취업 자리를 알아보기 전에 주특기를 만들 수 있도록 재교육에 투자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퇴직자들에게 재취업은 어렵고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현역시절에 구축해 놓은 인적 네트워크뿐 아니라 다양한 인재은행, 시니어 워크넷이나 실버취업 등 특화된 채용사이트 등을 통해 적극적인 구직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김형기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