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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성공방정식] '뷰티 IPO 강자' 삼성증권, 실리콘투·아이패밀리 성공 요인은

양사, 3년간 주가 300%↑…해외 매출 호조에 수익성도 ‘쑥’
내부 협업과 소비재 전문 인력 강점…최근 IPO 철회는 과제

[편집자주] IPO 시장에서 주관사의 책임이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 당국이 기관투자자의 장기투자를 독려하면서, 주관 건수와 공모액뿐 아니라 상장 이후 장기 수익률이 주관사의 새로운 역량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FETV는 최근 3년간 공모가 대비 주가 수익률을 기준으로 성공적인 IPO 사례를 분석하고, 주관사의 전략과 역할 등 성패를 가른 핵심 요인을 집중 조명해 본다.

 

[FETV=박민석 기자] ‘K-뷰티 열풍’과 함께 성장한 실리콘투와 아이패밀리에스씨가 상장 이후 우수한 실적과 높은 주가 수익률을 기록하며, 당시 주관사였던 삼성증권의 소비재 IPO(기업공개) 역량이 주목받고 있다. IPO 조직과 리서치센터 등 내부 조직 간의 긴밀한 협력과 우수한 전문 인력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이후에도 다양한 뷰티 기업의 IPO를 성공적으로 주관해오고 있다.  

 

◇K-뷰티 전성기와 함께한 상장…이후에도 실적 '우상향'

 

실리콘투와 아이패밀리에스씨는 K-뷰티가 글로벌 트렌드로 부상하던 2021년, 삼성증권의 주관 아래 나란히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두 회사는 해외 수출 비중이 높은 뷰티 기업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삼성증권이 미래에셋증권과 공동 대표 주관했던 실리콘투는 화장품 해외 유통 플랫폼 '스타일코리안'을 통해 180여개 국가에 브랜드 제품을 판매 중이다. 코로나 이후 K-뷰티가 주목받으면서, 조선미녀·아누아 등 대표 K-뷰티 브랜드를 북미와 유럽 시장에 알리며 빠른 외형 성장을 이뤘다. 실리콘투는 원래 반도체 유통업체였으나, 2012년 화장품 유통으로 전환한 뒤 빠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실리콘투는 2021년 IPO를 추진하던 당시에도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인정받으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실제 수요예측에서도 1437대 1의 경쟁률을 보여주면서 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2만5000원을 확정했다. 상장 이후에도 지속적인 수익 상승세와 함께 2022년 6월 보통주 1주당 신주 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거치면서 상장 이후 3년간 주가는 공모가 대비 약 7배 늘어났다. 2020년 994억이었던 매출액도 2024년 6915억원으로 근 5년 만에 7배 가까이 상승했고, 같은기간  임직원 수도 150명에서 250명으로 늘었다.

 

 

실리콘투 관계자는 "미국, 동남아 등 글로벌 거점 확장과 데이터 기반의 현지화 마케팅을 통해 각국 소비자 니즈에 맞는 제품을 빠르게 선보였다"며 "빠른 의사결정 구조와 실행력으로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한 점도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실리콘투 상장 후 한 달 뒤, 삼성증권이 단독 주관한 아이패밀리에스씨 또한 립틴트와 아이섀도 등 대표 K-색조화장품 중심 사업으로 K-뷰티 붐을 타고 코스닥에 입성했다. 연예인 출신 대표이사인 김태욱 회장이 경영을 맡아 더욱 주목 받았다. 다만 수요예측에서 실적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공모가는 밴드 최하단(3만9000원)보다 30% 이상 낮은 2만5000원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상장 전 2021년 716억이었던 매출은 2024년말에는 2049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매출 성장과 두 차례의 무상증자를 거치며, 상장 3년 만에 주가는 공모가 대비 307% 상승했다.

 

 

◇삼성증권, 뷰티 IPO 우수 비결은.."조직력·전문인력 多"

 

이처럼 실적과 주가 모두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삼성증권의 차별화된 IPO 조직력이 있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IPO팀과 리서치센터, 리테일(WM) 부문 간 협업을 통해 기업을 발굴하고, 이들에게 맞춤형 상장 전략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소비재 IPO 경험이 풍부한 경력직 인재들이 다수 포진해 ‘원터치 서비스’로 컨설팅부터 사후관리까지 전담한다.

 

상장 이후에도 해외 NDR(기업설명회) 지원과 타 부서 연계를 통한 자금 조달 유치 등 ‘상장 후 관리’까지도 이어진다.


이 같은 노력으로 삼성증권은 당시 실리콘투, 아이패밀리에스씨 IPO를 통해 각각 9억4476만원, 7억3830만원의 인수수수료를 수령했으며, 지난해에는 비나우와 미미박스 등 또 다른 뷰티 기업 상장도 성공시켰다.

 

실리콘투 상장 실사를 맡았던 이기덕 IPO1팀장은 현재 삼성증권 캐피탈마켓 본부장으로, 아이패밀리에스씨 IPO를 총괄한 유장훈 팀장은 2023년 유진투자증권으로 이직해 IPO실장으로 활동 중이다.


또한 2023년엔 캐피탈마켓본부 내 IPO를 담당하는 ECM(주식발행시장)팀을 기존 3개에서 4개로 확대하며 조직도 강화했다.

 

◇연이은 IPO 철회…'명가' 위상 흔들리나

 

다만 최근 삼성증권은 대형 IPO 딜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시며 비판도 받고 있다. 최근 롯데글로벌로지스와 DN솔루션즈가 기관 수요예측 부진 등으로 상장을 철회한 것. 두 건 모두 조 단위 규모의 기대작이었던 만큼 주관사로서 타격이 컸다.

 

특히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경우, 유통 1위 업체인 대한통운을 PER(주가순이익률) 비교군으로 잡으면서 기업가치를 과도하게 산정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 같은 고평가 이유가 FI(재무적 투자자) 엑시트 목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K-뷰티 호황기 전부터 알짜 소비재 종목을 선제적으로 발굴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면서도 "하지만 최근엔 딜이 연이어 철회되면서 IPO 역량에 대한 회의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