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류제형 기자] 고려아연이 박기덕 대표이사 사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영풍 측의 의혹 제기에 대해 법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고려아연은 지난 9일 입장문을 통해 “MBK와 영풍 측이 여전히 적대적M&A의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에 대한 경쟁력 훼손과 음해, 비방 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며 “일부 이사진이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회사 전체 이익을 대변해야 함에도 특정인들의 이익을 위해 왜곡된 사실과 인식을 바탕으로 현 이사회와 경영진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박기덕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은 정당하며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과 강성두 영풍그룹 회장이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 부회장과 강 회장은 지난 3월 28일부터 고려아연의 기타비상무이사로 등록돼있다. 박기덕 사장은 지난 8일 대표이사로 재선임됐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영풍 측에서 가장 문제 삼고 있는 유상증자 건의 자본시장법 위반 의혹은 진흙탕 싸움으로 끌고 갈 사안이 아니다”라며 “고려아연은 주주들의 이익 보호를 포기한 적이 없으며 박기덕 사장에 대한 의혹은 법원 판결에 의해서만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기덕 사장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최근까지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매출 등 대표이사로 어닝서프라이즈를 이끌어내는 등 회사 경영과 기업가치 제고, 나아가 고려아연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필수적인 인물이다”라고 강조했다.
영풍그룹은 "지난해 10월 발표된 고려아연의 2조5000억 규모 유상증자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인 박기덕 사장의 대표이사 재선임은 부당하다"며 "고려아연 이사회가 모든 주주의 이익을 보호해야 할 이사회의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시 대규모 유상증자를 예상하고 있었음에도 자사주 공개 매수 당시 재무구조 변경 계획이 없다고 공시한 것은 자본시장법상 부정 거래가 확실하다"며 "이러한 시장 질서 교란 행위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은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김 부회장과 강 회장이 고려아연 이사진에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해 불편한 동거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러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도 김 부회장과 강 회장의 고려아연 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특히 김 부회장은 고려아연 외에 홈플러스, 딜라이, 네파, 엠에이치앤코, 롯데카드, 오스템임플란트 등 여러 기업에서 기타비상무이사 등 주요 직책을 맡아 과다 겸임 논란이 존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