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국내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순자산 2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ETF가 자산운용사들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으면서 테마형 ETF, 인재 영입 등 다양한 전략을 활용한 점유율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FETV는 주요 운용사들의 차별화된 ETF 전략과 향후 과제에 대해 집중 조명해본다. |
[FETV=박민석 기자] 하나자산운용이 수장 교체와 상품 다각화 전략을 앞세워 ETF(상장지수펀드) 시장 5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대표 교체 이후 리브랜딩과 신규 상품 출시를 통해 2년 만에 순자산이 5배 가까이 증가하며 NH아문디자산운용을 제치기도 했다. 다만, 변동성이 큰 장에서 강점을 보이는 파킹형 ETF에 자금이 집중된 만큼, 상품 다변화 필요성도 제기된다.
하나자산운용의 ETF 브랜드는 ‘1Q’다. 9일 기준 ETF 순자산은 2조45억원, 보유 상품은 11개로 시장 점유율은 1%대다. ETF 후발주자인 NH아문디자산운용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대표 상품은 ‘1Q 머니마켓액티브’, ‘1Q CD금리액티브(합성)’, ‘1Q 단기금융채액티브’ 등이다.
단기채권 운용에 강점을 보이는 만큼, ETF도 머니마켓펀드(MMF)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나자산운용의 MMF 설정액은 약 27조원으로 삼성자산운용에 이어 국내 2위를 기록 중이다. ‘1Q 머니마켓액티브’ ETF는 출시 1년 만에 순자산 1조원에 근접하며, 전체 ETF 자산의 50%를 차지하는 주력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ETF 상품 수는 타사 대비 적은 편이다. 이는 2023년 10월 하나증권이 UBS로부터 하나자산운용 지분 51%를 전량 인수한 뒤 본격적으로 ETF 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앞서 UBS가 최대주주였던 2012년 ‘KTOP 코스피50 ETF’ 출시 이후, ETF 사업은 사실상 정체 상태였다
하나증권의 100% 자회사가 된 이후 리브랜딩과 조직 개편을 거쳐 2년 만에 점유율을 크게 높였고, 대형사인 NH아문디운용을 제치고 8위에 올랐다. ETF 시장 후발주자인 만큼 상품 차별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 3월 출시한 ‘1Q 미국S&P500’ ETF는 기존 국내 S&P500 ETF와 달리 분배금 지급일을 차별화하고, 낮은 가격과 보수를 강점으로 내세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역대 S&P500 ETF 중 최단기간에 순자산 700억 원을 돌파했다.
◇ 리더십 교체와 외부 인재 영입
하나자산운용의 본격적인 ETF 성장세엔 수장 교체가 주효했다.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대표는 2023년 10월 취임 후 빠르게 시장 변화에 대응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김 대표는 1993년 하나은행 입행 후 주식·채권운용을 담당하다가 미래에셋자산운용, 피델리티자산운용 등을 거친 베테랑이다. 다올자산운용 대표 시절 공모주하이일드 펀드를 키워내며 업계에서 주목받았다.
또한 한국투자신탁운용 출신 김승현 ETF·퀀트솔루션 본부장도 영입했다. 그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을 거치며 ETF 마케팅과 전략 수립에 강점을 보여왔다. 특히 한투운용에서 ACE ETF 점유율을 끌어올린 경험을 하나자산운용에서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운용사 최초로 분배금 지급 원칙을 정한 것도 특징이다. ▲해당 회계기간 중 발생한 분배가능 재원 전액 분배 ▲배당정책 변경 시 사전 공지 ▲배당 재원 내역 투명 안내 등이 주요 내용이다.
두 임원진의 노력으로 ETF 점유율은 꾸준히 상승했다. 실제 2023년 말 3902억원이던 ETF 순자산총액은 최근 2조 원으로 2년 새 5배 가까이 늘었다.
◇ 2026년까지 점유율 5위 달성..과제는 ‘상품 다변화’
향후 과제는 1조원이상 메가 ETF 확보를 통한 점유율 확대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순자산 1조원 이상의 메가 ETF를 만들고, 내년 안에 ETF 시장 내 점유율 5위권에 도달하겠다"고 말했다. 물량공세로 상품수를 우후죽순 늘리기보다, 양질의 상품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추진 중인 하나금융 자회사 전환도 목표 달성을 앞당길 전망이다. 현재 하나자산운용은 하나증권의 자회사이자 하나금융지주의 손자회사지만, 하나금융의 자회사로 승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측은 딜소싱 등 영업측면에서 시너지 확대와 비효율적 소통 해소를 승격 필요성으로 꼽았다.
올해 10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 대표는 지금까지의 성과로 볼 때 연임 가능성이 높지만, 남은 5개월 동안 더 확실한 성과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ETF 시장 후발주자인 만큼 차별화된 상품 개발이 필수다. 하나자산운용의 시그니처 ETF인 ‘1Q 머니마켓액티브’는 일시적 자금 유입이 많아 자금 이탈률이 높다. 점유율 5위 달성을 위해서는 더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축이 필요하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 자금 유입에 기대는 성장 모델로는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목표로 내세운 5위권 진입을 위해서는 상품 라인업 확대, 혁신 상품 개발, 그룹 시너지 극대화 등 기초 체력 보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하나자산운용 ETF 관련 현황 [자료 FETV 편집]](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520/art_17470560972701_3fcab5.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