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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현대ENG 진단] ②주우정 신임 대표, '재무개선→사태수습' 무게 추 이동

재무통 투입, 부채 증가·수익성 악화 해결...커진 '안전 위기'
주 대표, 사고 수습·재무 부담 해소 경영 능력 시험대 올라

 

최근 연이은 건설 사고로 현대엔지니어링의 신뢰도와 기업가치가 흔들리고 있다. 이번 기획기사를 통해 FETV는 사고에 대한 현대엔지니어링의 대응 과정을 살펴보고, 품질·안전 관리 문제를 짚어본다. 또한 재무적인 어려움과 상장 추진 가능성, 현대차그룹 내 입지 변화까지 입체적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FETV=김주영 기자] 현대엔지니어링 주우정 대표가 연이은 사고에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주우정 대표는 실적 부진 타개와 함께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전반의 체질 개선을 가속화할 예정”이라며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연이은 사고로 재무 전략보다 안전 관리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실제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을 보면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영업이익률은 2015년 6.8%에서 2020년 3.6%로 낮아졌고 2023년 2.0%, 2024년 3분기 누적으로는 1.6%까지 떨어졌다. 순이익률도 같은 기간 5.1%에서 0.6%로 하락했다. 

 

부채비율은 2015년 138.8%에서 2020년 65.2%로 낮아졌다가 이후 다시 상승해 2023년 107.9%, 2024년 3분기 114.7%를 기록했다. 잠재적 부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지표인 미청구공사 채권이 2020년 3809억원에서 2024년 3분기 1조6235억원으로 급증했다. 

 

현재 현대엔지니어링의 매출 원가율은 95.88%로 국내 10대 건설사 평균(92.85%)보다 높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원가율 80%대가 적정 수준으로 평가되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은 원가율이 95%를 넘어 사실상 수익을 거의 내지 못하는 구조가 됐다.

 

특히 건축·주택 부문이 전체 매출의 64%를 차지하며, 원가율 상승에 따른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있다.

 

이러한 재무 및 사업구조 비효율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이 주우정 대표를 현대엔지니어링에 투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기아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으로 재무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기아에서 대규모 손실을 한 번에 반영하는 ‘빅배스(Big Bath)’ 전략을 단행한 뒤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 잠재 부실을 정리하고 재무 구조를 개선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안전 문제가 불거지며 기존 계획을 후순위로 둘 수밖에 없는 양상이 됐다.

 

지난 2월 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로 4명이 사망하고 평택에서도 추락 사고가 발생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안전 관리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김 대표는 지난 13일 국회에 출석해 "아직 경험이 부족해 사고 대응 방식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했다"고 인정하며, 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와 관련해 "재시공이 필요하다면 당연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그의 강점인 재무 관리 역량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우선 안전 리스크를 해결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우려 속에 현대엔지니어링은 사고 수습과 피해 보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달 12일까지 총 8차례에 걸쳐 설명회를 열어 의견을 청취했으며, 13일부터 손해감정사정인이 투입돼 금전적 보상 기준을 검토하고 있다. 주 대표는 감정 결과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고 피해자 및 유가족과 직접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안전의 가치는 산업군, 업종이나 직군에 상관없이 모든 기업에게 중요하다”며 “CEO(최고경영자) 뿐만 아니라 전 직원이 상황수습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