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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단편영화...'사회공헌 콘텐츠' 새판짜는 국민은행

자립준비청년 응원 '문을 여는 법'...영화제 초청 등 잇단 기록
영상, 창작물 전시로 사회공헌활동 확장...'문화적 연대' 의의

 

[FETV=권지현 기자] "자립할 준비가 됐습니까?" "예"

 

지난 연말 개봉한 단편영화 '문을 여는 법'의 메인 예고편은 비장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문을 여는 법'은 독립을 위한 첫 걸음이었던 집이 하루 아침에 사라지자 삶의 터전을 찾기 위해 특별한 모험을 떠나는 자립준비청년 '하늘'이의 이야기를 담았다.

 

반응은 뜨거웠다. "현실적이고 동화 같은 그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보다가 눈물이 좀 나왔어요", "청년들의 발걸음에 용기가 따를 수 있게, 지켜봐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어요" 등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후기들이 잇따랐다. 

 

얼핏 봐선 정부 관련 기관 혹은 시민단체 등이 주도했을 것 같지만 이 영화는 KB국민은행이 문화예술NGO 길스토리 대표 겸 배우 김남길과 함께 제작한 단편영화다. 

 

30분 분량이지만 면면이 알차다. '내가 죽던 날'로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박지완 감독과 '두 여자의 방' 등 다수의 독립영화를 연출한 허지예 감독이 공동 연출했고, 주인공 하늘 역은 드라마 '하이쿠키', '철인왕후' 등에 출연한 배우 채서은이 맡았다. 

 

이에 벌써 공개 3개월 만에 화려한 이력을 갖췄다. '문을 여는 법'은 개봉 전인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데 이어 11월 말 롯데시네마 단독 개봉, 12월 GV(관객과의 만남)를 연이어 성사시켰다. 모두 은행권 최초 기록이다. 이달 7일에는 KBS1 장수 프로그램 '독립영화관'에 출격, 급기야 안방 시청자들까지 찾아간다.   

 

 

국민은행은 이번 단편영화가 탄생하기까지 많은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배우 김남길과 함께 자립준비청년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제작했는데, 지속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돼 기쁘다"면서 "더 많은 자립준비청년들이 용기 있는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이번 단편영화 제작은 금융권의 사회공헌 활동을 문화적 연대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회성 이벤트에서 벗어나 긴 시간 협의와 실천을 거쳐 '영화'로 제작, 고객 범위를 확장해 영상을 선보이며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지난해 10월 국민은행은 이번 영화 예고편을 내보이며 "자립준비청년들에게는 힘이 되고 관객들에게는 사회적 관심의 시작점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포부를 냈다. 

 

은행으로선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사실 '자립준비청년 응원'이 국민은행 내부적으로 시급한 사회 공헌활동이었을리 만무하다. 진정성이 없으면 수개월에 걸쳐 영화 제작 및 홍보 단계까지 올 수 없었을 거란 얘기다. 

 

'진정성'은 영상 콘텐츠에 국한되지 않았다. 지난 12월 국민은행은 김남길과 함께 자립준비청년 창작가 후원 캠페인 '함께나길' 전시를 무료로 개최했다. 함께나길은 문화예술 분야에 뜻을 지닌 자립준비청년 창작가에게 창작 지원금과 멘토링을 후원하는 프로젝트로, 길스토리가 주최·주관하고 국민은행이 후원하는 캠페인이다. 

 

 

지난해 7월 참여자를 모집해 공오일(도예가), 박강빈(디지털드로잉), 이요한(싱어송라이터), BM(뮤지션) 등 4인의 창작자를 선정, 연말 이들의 작품을 도예 기물·드로잉 전시장, 자작곡 청음 및 체험존, 기념품 전시장 형식으로 선보였다. 

 

접시와 컵, 도자 오일 램프 등 도예 작품의 경우 전시에 더해 판매도 해 창작자에게 직접적인 수익이 안기도록 했으며, 특히 뮤지션 BM은 자작곡 '나아가'에서 어린 시절의 고난과 아픔, 내적 치유와 성장을 담아내 눈길을 끌었다.

 

자립준비청년 창작자들은 역량과 가능성을 겸비했음에도 재능을 선보일 기회가 턱없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국민은행의 함께나길 캠페인은 영화 제작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사회공헌 콘텐츠' 확장성을 지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함께나길 캠페인을 통해 예술적 재능을 갖고도 사회·경제적 한계로 재능을 펼치지 못하는 자립준비청년 창작가에게 경제·정서적 자립 기반을 마련해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