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지난 2021년 3월 전속 보험설계사 중심의 영업 관행을 이어오던 보험업계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보험 영업시장이 법인보험대리점(GA)을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보험상품 개발과 판매를 분리하는 ‘제판(제조+판매)분리’가 시작됐다. 제판분리 4주년을 맞아 변화의 중심에 섰던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 등 2개 생명보험사의 성적표를 총 2회에 걸쳐 차례로 분석한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매출 추이. [자료 한화생명]](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309/art_17408080427182_753e8d.jpg)
[FETV=장기영 기자] 지난 2021년 4월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제판(제조+판매)분리’를 단행한 한화생명은 3만명이 넘는 보험설계사로 구성된 초거대 법인보험대리점(GA) 군단을 형성했다. 핵심 자회사형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지난해 매출은 사상 처음 2조원을 돌파했고, 자회사형 GA의 영업력 강화에 힘입어 한화생명 역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제판분리의 성공적 안착을 이끈 한화생명의 수장 여승주 부회장은 이달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4연임한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금융서비스, 한화라이프랩, 피플라이프 등 한화생명 산하 3개 자회사형 GA의 지난해 12월 말 설계사 수는 3만1005명으로 전년 동월 말 2만8824명에 비해 2181명(7.6%) 증가했다.
3개 자회사형 GA의 설계사 수는 지난해 6월 말 처음 3만명을 돌파한 이후 3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다른 대형 생보사인 삼성생명(2만8818명), 교보생명(1만5143명)의 전속 설계사 수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다른 대형 GA인 인카금융서비스(1만6858명), 지에이코리아(1만6449명), 글로벌금융판매(1만3088명) 등과 비교해도 2배가량 차이가 난다.
한화생명은 2021년 4월 대형 생보사 중 최초로 보험상품 개발과 판매를 분리하는 제판분리를 단행하면서 초대형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했다. 이후 2023년 1월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통해 대형 GA 피플라이프를 인수하면서 기존 대형 GA 한화라이프랩을 포함해 총 3개 자회사형 GA 연합이 결성됐다.
핵심 자회사형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매출은 출범 이후 6배 이상 늘어 지난해 처음 2조원을 돌파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매출은 출범 첫해인 2021년 3280억원에서 2022년 9020억원, 2023년 1조5600억원, 2024년 2조1100억원으로 매년 크게 증가했다. 당기순손익은 2023년 680억원 이익으로 돌아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지난해에는 1520억원으로 840억원(123.5%) 늘었다.
이 같은 자회사형 GA의 성장세와 영업력 강화는 모회사 한화생명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한화생명의 개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206억원으로 전년 6163억원에 비해 1043억원(16.9%) 증가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8260억원에서 8660억원으로 400억원(4.8%) 늘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23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 이후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를 위해 자회사형 GA를 통한 고수익성 보장성보험 판매를 확대해왔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연간 신계약 CSM은 2조1231억원, 12월 말 CSM 잔액은 9조1091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3조8560억원으로 전년 3조2630억원에 비해 5930억원(18.2%) 증가했다. 이 중 보장성보험 APE는 2조4440억원에서 3조1210억원으로 6770억원(27.7%) 늘었다.
한화생명 대표이사 여승주 부회장은 이러한 제판분리 안착과 실적 개선 성과를 인정받아 4연임한다.
한화생명은 오는 20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해 여 부회장을 대표이사 재선임할 예정이다.
여 부회장은 2019년 3월 한화생명 각자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단독대표이사로 전환해 2021년 3월, 2023년 3월 두 차례 연임한 바 있다.
여 부회장은 1960년생으로 서강대 수학과를 졸업한 후 1985년 경인에너지(현 한화에너지)에 입사했다. 이후 한화생명 전략기획실장, 한화그룹 경영전략팀장,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등을 거쳐 한화생명 대표이사로 재직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