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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끝...'딥시크 쇼크'에 주목 받는 코스피

美 빅테크 실적·트럼프 정부 추가 정책이 변수
전문가 "하락 가능성 제기되나 크지 않을것"

 

[FETV=심준보 기자] 국내 증시가 일주일 간의 설 연휴를 마치고 재개장한다. 설 연휴 동안 미국 증시 '딥시크 쇼크'와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동결이라는 변수 속에서도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월 코스피 수익률은 미국 증시를 상회했고, 이후로는 기존 주도주의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긴 연휴로 한국 증시가 휴장에 들어간 사이, 글로벌 금융 시장은 여러 굵직한 이슈들로 인해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저비용으로 오픈AI의 챗GPT와 유사한 성능을 내는 AI 모델 'R1'을 공개하면서, 그동안 AI 랠리를 주도해 온 미국 기술주, 특히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 관련 주가가 크게 출렁였다. 다우 지수는 소폭 상승 마감했지만,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하락했다. 특히, IT 업종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AI 업종 선두주자인 엔비디아는 연휴 기간 동안 10% 이상 급락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하루만에 16.97% 폭락하며 시가총액 840조원이 증발했다. 이후 28일 8.93% 반등했으나 29일 다시 4.1% 하락 마감하며 불안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딥시크의 'R1' 모델은 오픈AI의 'GPT-4'와 유사한 성능을 보이면서도 투자 비용을 크게 줄인 것으로 알려져 AI 하드웨어 업종에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와 같은 고성능 칩 사용을 줄이더라도 AI 모델 학습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며, AI 하드웨어 관련 주식들은 큰 폭의 하락을 겪었다. 반면, AI 소프트웨어 관련 주식들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딥시크 쇼크'가 단기적으로는 국내 증시에 일부 영향이 불가피하나 제한적일 것이란 예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딥시크발 충격은 대부분 AI 관련 산업에 국한돼 코스피 낙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월 코스피는 5.72%, 코스닥은 7.45% 상승하며 미국 증시 대비 견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1월 한 달간 국내 주식을 2400억원 순매수하며 투자 심리 개선에 기여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공언했던 보편관세와 중국 고율 관세 등이 일단 연기되면서 시장 안도 요인으로 작용했고 여기에 더해 일본은행(BOJ)이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하면서 달러인덱스는 108선을 하회했고 달러·원 환율도 1430원대 부근까지 안정됐다"고 설명했다.

 

설 연휴 기간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는 어땠을까. MSCI 한국 지수를 추종하는 'iShares MSCI South Korea ETF(EWY)'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KB금융, 셀트리온, 현대차, NAVER, 기아 등 90여 개 종목을 기초 자산으로 하며, 연휴 이후 한국 증시의 방향을 가늠하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설·추석 연휴 6번 중 5번은 MSCI 한국 지수 ETF의 흐름에 따라 연휴가 끝난 첫 거래일 코스피 지수가 움직였다. 이번 설에는 미 증시보다 낮은 2.65% 하락에 그쳤다. 따라서, EWY 지표는 코스피 약세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그 폭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설 연휴 이후에도 HBM, 바이오, 원전, 조선, 전력 등 기존 주도 업종의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도 업종인 HBM, 바이오, 원전, 조선, 전력 등의 상승세도 지속될 것으로 이들 업종의 올해 이익 전망이 타 업종 대비 양호하기 때문"이라며 "또한, AI 소프트웨어 관련 산업도 상승세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또 "반도체 업종은 트럼프 대통령의 AI 인프라 사업 '스타게이트' 출범 계획 발표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면서 "SK하이닉스는 1월에만 27.08% 급등하며 '22만닉스'를 회복했고, 반도체 업종 강세를 주도했다. SK하이닉스의 HBM 매출 비중은 2024년 4분기 D램 매출의 40%인 5조 85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소프트웨어 성장 기대에 관련 산업도 오름세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고 총평했다.

 

한편, 미국 연준은 FOMC에서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했다. 이는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정책 변경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언급하며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만큼, 향후 변동성은 여전히 변수로 남게 됐다.

 

변수는 아직 남아있는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꼽힌다. 특히, 애플, 구글, 아마존 등의 실적은 글로벌 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울러 얼마전 출범한 트럼프 정부가 내놓을 추가 정책 등도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