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주영 기자] 설 명절을 앞두고 중견건설사들이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위해 공사대금을 조기 지급하고 있다.
중소기업협력센터에 따르면 대기업들이 설 명절을 앞두고 납품 대금 조기 지급 규모를 전년 대비 26% 확대하며 협력사와의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대기업들이 지급하는 조기 납품 대금은 약 9조2000억원에 달하며, 이는 경기 침체와 고금리 상황에서도 협력사들의 자금 부담을 덜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대기업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노력이 사회 공헌 차원에서 당연히 감당해야 할 책임으로 인식되고 있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견건설사들이 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조기 지급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중흥그룹은 이번 설 명절을 맞아 협력업체들에게 공사대금을 조기 지급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에 지급되는 금액은 약 1000억원 규모다. 전액 현금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중흥그룹은 이번 공사대금 조기 지급을 통해 전국 30여 개 공사현장의 협력업체들이 임금과 자재 대금을 원활하게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협력업체에 지급할 공사대금을 현금으로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이지만 협력업체들과의 상생을 통해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협력업체들과의 신뢰는 단기적인 거래를 넘어 장기적인 동반 성장의 기반”이라며, “이번 조기 지급도 그러한 신뢰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HS화성 역시 240여 개 협력업체에 지급할 공사대금 약 420억원을 명절 전에 조기 지급한다고 밝혔다. HS화성은 경기침체와 고금리, 고환율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들과의 상생을 꾀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박택현 HS화성 외주구매팀장은 “협력업체는 우리의 중요한 파트너로, 상생을 바탕으로 함께 성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다. 설을 앞두고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한도 협력업체들의 자금 부담을 덜기 위해 공사·자재 대금 348억원을 명절 전에 조기 지급한다고 밝혔다. 서한은 협력업체 122곳이 급여, 명절 상여금, 원자재 대금 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거래 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김병준 서한 전무이사는 “이번 공사대금 조기 지급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건설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들에게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며 “올해도 어려운 건설경기가 예상되지만, 협력업체들과의 협력을 소홀히 하지 않고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견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공사대금 조기 지급은 대기업에 비해 자금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견건설사들이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위해 적극 나섰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비록 건설경기가 부진하고 자금 조달 환경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명절을 맞아 협력업체들과의 동반 성장을 위해 대금을 조기 지급하는 행보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