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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키워드] 챗GPT에 물었다 "올해 활약이 기대되는 은행장 두명을 꼽으면?"

국민 이환주, 우리 정진완 신임 행장 주목...'신뢰 회복' 공통 강조 눈길
작년 잇단 금융사고에 이미지 등 실추...수익성·기업가치 제고도 과제

 

[FETV=권지현 기자] "2025년에는 주요 은행들이 새로운 리더십을 맞이하며 금융 산업의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그 중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을 소개하겠습니다."

 

오픈AI 대화형 챗봇 챗GPT에 지난 1일 '올해 활약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은행장 두 명을 뽑으면?'이라는 질문을 던지자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챗GPT는 새로운 리더십에 방점을 두고 2025년 처음으로 은행장직을 맡게 된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을 꼽았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수장들은 지난해 말로 모두 임기가 만료됐다. 이중 신한은행을 제외한 4곳이 최고경영자(CEO)로 새 인물을 선택했다. 국내외 정치·경제적 변동성 확대, 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축소 등으로 올해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조직의 안정 대신 변화, 환기에 무게를 둔 것이다.

 

챗GPT가 꼽은 이환주, 정진완 행장은 '수익성 확대'라는 CEO 본연의 임무 외에 공교롭게도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를 공통적으로 안고 있다. 지난해 국민·우리은행에선 금융사고가 잇달아 적발됐다. 두 신임 행장도 이를 인지, 가장 먼저 신뢰를 내걸며 구성원들에 심기일전 메시지를 던졌다.

 

2일부터 본격 2년 은행장 임기를 시작한 이 행장은 작년 11월 차기 국민은행장으로 낙점된 뒤 기자들과 만나 "금융의 기본은 신뢰라고 생각한다. 국민과 이해 관계자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도록 내부통제 체계를 고도화하고, 엄격한 윤리 의식을 갖추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민은행에선 업무상 배임, 사기 등으로 512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적발됐다. 2019년 6월부터 현재까지 공시된 금융사고 총 7건 중 5건이 작년에 드러난 사건들이다. 이 행장이 '신뢰' 메시지를 낸 후인 지난 12월에도 국민은행에서 2건의 금융사고가 추가로 드러났다. 금액으로는 256억원에 달한다. 이 행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1964년생인 이 행장은 1991년 국민은행에 입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을 지냈다. 2022년 KB생명보험 수장이 된 후 이듬해 KB라이프생명보험(푸르덴셜생명+KB생명) 대표가 됐다. 은행 핵심 업무는 물론 그룹 숙원인 통합생명보험사 안착까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조직이 현재 필요로하는 것이 무엇인지 간파가 빠르다는 얘기다. 그룹은 이번엔 그에게 계열사 CEO로서 은행장이 된 최초 사례를 안겨주면서 개혁 과제도 맡겼다. KB금융은 그를 차기 행장으로 추천하면서 "근본적인 내부통제 혁신 및 기업문화 쇄신"을 이끌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의 소유자라고 했다.   

 

 

정 은행장도 최우선적으로 신뢰 회복을 언급하며 새로움을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취임한 그는 "(형식적이 아닌) '진짜 내부통제'가 되어야만 신뢰가 두터워질 수 있다. 시스템과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에서도 업무상 배임, 사기 등으로 지난해 총 3건, 모두 380억원에 달하는 금융사고가 적발됐다. 앞서 금융사고가 터질 때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조직 쇄신 목소리를 높였지만 금융사고 추가 적발을 끊어내지는 못했다. 우리금융은 작년 11월 정 행장을 차기 은행 수장으로 선정하면서 "기업문화 혁신 등 조직 쇄신을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정 행장은 1968년생으로 1995년 입행, 우리아메리카은행 부장, 기관영업전략부 부장, 중소기업전략부 부장, 중소기업그룹장 등을 지냈다. 2023년 12월부터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을 맡았다. 국내외 영업 현장을 두루 경험하고, 특히 중소기업금융 분야에서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쌓은 점이 강점이다. 이는 우리은행이 영업 전략 측면에서 기업금융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 맞닿아있다. 내부에서는 조용하고도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녔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두 행장 모두 일련의 금융사고로 실추된 은행 신뢰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전면적 혁신과 기업문화의 재정비에 나설 것이라 공언했지만, '성장' 역시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올해 은행들은 경쟁력 제고를 두고 치열한 싸움이 예고돼 있다. 지난해 은행권은 정부 규제를 받는 가계대출 대신 기업금융을 대출자산 확대 수단으로 삼고 이자이익을 도모했으나, 올해는 시장금리 하락으로 회사채 등 시장 조달 여건이 개선되면서 작년 만큼의 대기업 대출 성과를 거두기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금융지주는 지난해 한층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서 자본·비용효율성을 꾀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임무를 은행에 안겨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