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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점포, 올해만 65곳 사라졌다

디지털 전환 영향...중소형사 대폭 축소
금융당국, 금융 접근성 제고 노력 주문


[FETV=심준보 기자] 증권사의 '점포 축소' 에 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들의 '몸집 줄이기'가 한창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증권사 지점 수는 777개로 전년 동기 대비 7.7%(65개) 감소했다. 최근 3년간 173개(19.90%)가 줄었고, 최근 5년간 1026개에서 249개가 줄어 매년 평균 50개씩 사라지고 있다. 점포 축소는 특히 중소형 증권사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iM증권은 향후 19개 지점을 11개로 축소할 계획이며, 리테일 부문 인력도 약 20% 감축한다. 교보증권은 25개 지점을 18개로 축소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박봉권 교보증권 대표가 노조와의 면담에서 "(지점 통합 안에 대해) 결재하지 않았다"고 해명하며, 구조조정이 아닌 대형화의 일환임을 강조했다. SK증권은 25개 지점을 20개로, 한화투자증권은 40개 지점을 38개로 통폐합하기로 노사 합의했다. 


점포 수 감소는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대형 증권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3년간 신한투자증권이 43개, KB증권이 27개, 삼성증권이 23개, NH투자증권이 18개, 미래에셋증권이 17개, 한국투자증권이 17개의 점포를 축소했다. 최근 1년 사이에도 미래에셋증권 17개, 신한투자증권 10개, NH투자증권 10개, KB증권 6개 등 점포 축소 행렬에 동참했다. 한국투자증권은 5년간 22개 지점을 감축한 데 이어, 내년 1월 신도림, 부산 등 2개 지점을 추가로 폐쇄할 예정이다.

 

이러한 점포 축소의 배경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속화된 비대면 거래 활성화와 디지털 전환이 있다. 계좌 개설, 주식 거래, 펀드 판매 등 주요 업무가 대부분 온라인·모바일로 가능해져, 오프라인 점포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비대면 거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키움증권, 토스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등은 오프라인 점포 없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중소형 증권사의 실적 악화를 불렀고, 이는 점포 축소 및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으로 이어졌다. 대형 증권사 대비 수익 다변화가 어려운 탓이다.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업황 악화를 이유로 소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하락을 경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SK증권의 신용등급은 A에서 A-로 하향 조정됐고, 다올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증권사들은 점포 축소를 통해 비용절감 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지역 고객,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의 불편을 초래하고, 금융 접근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금융 당국은 증권사들의 점포 감소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금융 접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당부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금융업계가 금융서비스 접근권리를 보장하는 책무를 충분히 고민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연내 은행권과 TF(과업집단)를 구성하여 공동점포 등 점포 대체 수단 설치 협의 절차, 비용 분담 원칙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AI(인공지능) 점포 등 점포 운영 전략 다변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고령층 등 취약계층을 위한 디지털 금융교육을 확대하고, 장애인의 금융거래를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 확충에도 힘쓸 계획이다. 특히, 모바일 앱 내 '간편모드'를 올해 신용카드업권뿐만 아니라 내년 중 보험·증권업계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다만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한 증권사들의 점포 수 감소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예일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악화로 중소형 증권사들의 현재 수익 기반이 크게 위축됐다"며 "중소형들은 중장기적으로 점포 및 인력 감축 등을 통해 손실을 보전하고 수익을 창출할 자본과 사업 기반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