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금융도시 여의도 일대가 집회를 위해 모인 시민들로 가득 차 있다. [사진 연합뉴스] ](http://www.fetv.co.kr/data/photos/20241250/art_17342650846215_3136c8.jpg)
[FETV=심준보 기자]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한국 증시는 또다시 '탄핵 정국'이라는 격랑에 휩싸였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8년 만에 재현된 이번 사태는, 투자자들에게 2016년을 떠오르게하며 증시 향방에 대해 주목하게 한다. 당시와 지금은 '대통령 탄핵안 가결'은 같지만 경제 상황과 금리 인하 시점이 불확실한 점에서는 차이가 있다.
2016년 탄핵 정국 초기, 코스피는 당해 10월 24일부터 12월 9일까지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 4.1% 하락하며,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외국인 투자자들은 해당 기간 990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증시 이탈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가결 이후, 증시는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일까지 약 3개월간 25.5%나 급등했다. 이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는 달리, 국민 대다수가 탄핵에 찬성하며, 정치적 불확실성의 조기 해소를 예상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시 반등은 반도체가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한 해에만 445.38%의 영업이익 증가를 기록했고, 2017년에도 매출과 이익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탄핵 사태로 인해 정치 불확실성이 커진 직후엔 주식시장에 부정적이지만, 탄핵안 가결 이후 여론이 분명해지면 시장은 정치 불확실성이 줄어들었다고 해석한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한국 증시에 전례 없는 충격을 안겼다. 계엄령 선포 이후 4일부터 6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은 동반 급락했고, 특히 9일에는 코스피 2.78%, 코스닥 5.19% 폭락하며,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다. 그러나 이후, 탄핵 정국으로 흘러가며, 증시는 점차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코스피는 10일부터 13일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13일에는 장중 한때 2500선을 돌파했다. 최근 증시 하락을 유도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 역시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순매도 규모가 3986억원으로, 최근 한 달간 주간 순매도액 중 가장 적었다.
![지난해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41250/art_17342674939871_9e418f.jpg)
2016년과 2024년 탄핵 정국은 정치적 불확실성 고조 면에서는 비슷하지만 차이점도 커 주목해야한다. 먼저 이번 탄핵 정국에는 전례 없는 '계엄령 선포'라는 악재가 있었다. 이는 2016년 '최순실 게이트'와 달리 국가 시스템 붕괴 우려를 야기했다.
두번째는 경제 상황이다. 2016년 한국 경제는 반도체 경기 호조 등 수출 개선 추세였고, 내수 회복 등 긍정적 신호가 뚜렷했다. 반면, 최근 한국 경제는 수출 둔화 국면이며 한국은행은 2025년 성장률로 1.9%를 내놨다. 또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증대, 주력 산업의 글로벌 경쟁 심화 등 대외 여건은 2016년보다 훨씬 더 악화되었다.
셋째는 미국 금리 인상 여부다. 2016년 12월, 미국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고, 이는 글로벌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2024년 현재는 고금리 상황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불투명해 환율 변동성을 더욱 증가 시킬 수 있다.
증권가 단기적으로는 탄핵 가결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 인식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16년 당시처럼,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로 전환하고, 증시가 반등 할 수 있다. 2016년 당시에는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인 바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은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가운데 과도한 낙폭에 따른 저가 매수 기회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수출 둔화 추세, 금리 인하 시점 등 대외 변수가 크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나 연구원은 “과거 사례만 놓고 보면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주가 영향은 단기적일 때가 많았다”며 “중장기 주가 방향성은 글로벌 경기 움직임의 영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경기부양책 세부 내용과 다음 주 FOMC 결과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