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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1.9兆·교보 1.3兆…올해 채권 발행액 역대 최대

한화, 12월 8000억 후순위채 발행
교보, 11월 6000억 신종자본증권

시장금리 하락에 K-ICS비율 최저
내년에도 대규모 자본확충 불가피

 

[FETV=장기영 기자] 자본건전성 강화에 나선 대형 생명보험사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올해 채권 발행액이 나란히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시장금리 하락 여파 등으로 인해 지급여력(K-ICS)비율이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자본 확충에 안간힘을 쓴 결과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K-ICS비율 하락세는 지속될 전망이어서 내년에도 대규모 채권 추가 발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오는 12일 8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4일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기 위해 진행한 수요 예측에서 총 1조40억원의 투자 수요를 확보해 발행액을 2배로 늘렸다.

 

이번 후순위채 발행이 완료되면 한화생명의 올해 채권 발행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1조9000억원으로 늘어난다.

 

한화생명은 올해 7월 5000억원, 9월 6000억원 등 총 1조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다만, 이 중 7월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앞선 2019년 7월 발행한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콜옵션(조기상환권)’을 행사하기 위한 차환 발행이었다.

 

다른 대형사인 교보생명도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1조3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교보생명은 8월 7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에 이어 11월 6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이를 위해 교보생명은 10월 29일 개최한 이사회에서 올해 연간 채권 발행 한도를 기존 최대 1조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증액했다.

 

두 대형 생보사가 이 같이 역대 최대 규모 채권 발행에 나선 것은 자본 확충을 통해 K-ICS비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K-ICS비율은 지난해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과 함께 도입된 새 자본건전성 지표로, 모든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낸다. 기존 지표인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과 마찬가지로 모든 보험사의 K-ICS비율은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3개 대형 생보사의 경과조치 전 기준 올해 6월 말 평균 K-ICS비율은 175.2%로 3월 말 187.2%에 비해 12%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 198.8%에 비해 23.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지난해 3월 말 첫 산출 이후 최저치다.

 

특히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경과조치 전 K-ICS비율이 160%를 겨우 넘겼다.

 

한화생명은 173.1%에서 162.8%로 10.3%포인트, 교보생명은 175.8%에서 161.2%로 14.6%포인트 낮아졌다. 교보생명의 K-ICS비율은 지난해 3월 말 156%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K-ICS비율 하락에는 시장금리 하락과 함께 보험부채 할인율 조정 여파가 영향을 미쳤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보험부채가 증가해 가용자본은 줄고, 금리위험이 확대돼 요구자본은 늘었다.

 

또 올해부터 보험부채 할인율 산출 기준이 변경되면서 가용자본이 감소한 가운데 기초가정 리스크 신설에 따라 요구자본은 증가하면서 K-ICS비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자본건전성 악화에 시달려 온 대형 생보사들은 대규모 자본 확충 효과에 힘입어 잠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실제 한화생명이 잠정 공시한 올해 9월 말 K-ICS비율은 164.5%로 6월 말에 비해 1.7%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화생명은 또 이달 후순위채 발행에 따라 9월 말 기준 K-ICS비율이 170.9%로 6.4%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에도 시장금리 하락 여파로 K-ICS비율이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채권 발행을 통한 추가 자본 확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보험연구원은 내년 보험산업 전망을 발표하면서 금리 하락과 해지율 상승이 K-ICS비율 관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연말 결산부터 적용되는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단기납 종신보험 해지율, 연령별 손해율 등 주요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도 K-ICS비율 하락 폭을 키울 수 있는 변수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금융시장분석실장은 “금리 하락은 손해보험보다 생명보험 K-ICS비율에 더욱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리 하락과 해지율 상승에 대응해 K-ICS비율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