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사진 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41147/art_17321456349338_71edea.jpg)
[FETV=심준보 기자] 중소형 증권사들의 실적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이 다각화된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중소형 증권사들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와 수익원 부족으로 인해 적자를 기록하거나 실적 정체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다만 교보증권과 현대차증권은 IB(투자은행) 부문 호조로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해 주목받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중소형 증권사들의 실적은 대다수가 적자를 내거나 소폭의 흑자에 그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분석 대상 중소형 증권사 14곳 중 9곳이 전년 동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증권사 4곳의 3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151억원으로 전년 동기 5208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먼저 iM증권은 3분기 513억원의 영업손실과 34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 규모는 1160억원에 달한다. BNK투자증권은 3분기 44억원의 영업손실과 3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SK증권 역시 13억원의 영업손실과 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 3분기 누적 순손실은 525억원을 기록했다. 중소 증권사의 부진은 부동산 PF 부실에 따른 충당금 적립 부담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iM증권과 BNK투자증권은 각각 614억원, 303억원의 추가 충당금을 3분기에 적립해야 했다.
다올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은 3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다올투자증권은 3분기 25억원의 영업이익과 4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지만, 3분기 누적 순손실은 171억원으로 전년 동기(-124억원)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한화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도 각각 56억원, 6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DB금융투자와 유안타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각각 59.4%, 47.4% 감소한 26억원, 182억원을 기록했다. 유안타증권의 경우 WM 부문에서 3분기 누적 429억원의 금융상품 수익을 거두며 지난 한 해 수익을 이미 뛰어 넘었지만, 전체적인 영업이익 감소를 막지는 못했다.
윤재성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기준 강화 후 신용도 점검' 보고서를 통해 "2020년 이후 늦게까지 고위험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중심으로 부동산 PF를 확대한 중소형사는 충격이 컸다"면서 "부동산 금융의 급격한 확장이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다수 중소형 증권사 부진 속에서 교보증권과 현대차증권은 성장세를 보였다. 교보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은 804억원으로, 전년 동기(162억원) 대비 무려 396.9% 급증하며 업계 1위를 기록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1556억원으로 지난해 영업이익(703억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교보증권의 이러한 호실적은 트레이딩과 IB 부문의 고른 성장이 견인했다.
현대차증권 또한 체질개선 전략의 성과를 보이며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46억원, 당기순이익 10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2.2%, 13.9% 증가했다. 특히 IB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한 순영업수익을 거두며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대형 증권사들과 중소형 증권사 간 실적 차이가 도드라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증권사는 대형사와 영업력 격차가 매년 커지고 있어 턴어라운드(실적 부진→양호 전환) 시점은 긴 호흡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도 "2018년 4%에 불과했던 외화증권 중개 수수료 비중은 최근 25%까지 상승했다"며 "중장기적으로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 해외주식시장에서 고액자산가 등 차별화된 리테일 고객층을 보유한 대형사들의 점유율 방어 능력이 돋보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