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양대규 기자] 현대트랜시스 노조가 한달 이상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두고 지속한 파업은 멈췄지만, 교섭과 무관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 주택가 장외 시위를 이어가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 노조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대형 현수막과 피켓을 동원한 시위를 진행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이들 노조의 주택가 장외 집회·시위는 이번이 8번째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지난달 26일 서울 한남동에서 성과급 관련 시위를 시작했다. 주말에 진행된 시위로 인근 주민들의 일상을 방해했다. 같은 달 28일에는 노조원 1000여명이 서울 서초구 현대차·기아 양재사옥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극심한 소음과 교통체증, 통행방해 등을 유발했다. 현대차와 기아를 찾은 방문객과 인근지역 주민, 보행자 등이 큰 불편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안팎에서는 장기 파업으로 회사와 협력사들이 피해가 늘고 있는 상황에 노조가 교섭 대상이 아닌 일반 시민들이 사는 주택가에서도 시위를 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금속노조 현대트랜시스 서산지회와 지난 6월부터 교섭을 진행해 왔다. 노조가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정기승급분 제외)과 전년도 매출액의 2%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총액은 약 2400억원으로 지난해 현대트랜시스 전체 영업이익 1169억원의 2배에 달한다.
파업 장기화로 현대차·기아의 생산 차질과 협력사 경영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현대트랜시스 협력사 800여 곳의 관계자 350여 명은 지난 6일 충남 서산에서 집회를 열고 파업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장기간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및 신뢰 회복을 위해 지난 11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경영진 등 전임원들은 연봉의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하는 등 노조에 위기 극복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