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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은행권 7대 뉴스]신뢰도 '추락'하고 영업환경 '악화'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 ‘대출금리 부당 산정 사태’ 국민적 공분
‘DSR 규제’, ‘인터넷전문은행법’, ‘주 52시간 근무제’ 업황 변화
‘시금고 쟁탈전’에 ‘5대 은행 지주사 경쟁 체제 돌입’ 경쟁 치열

[FETV=오세정 기자] 2018년 은행권은 그야말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지난해 촉발된 은행권 채용비리 사태는 올해까지 이어지며 여진을 남겼으며, 일부 은행에서 대출금리 부당 산정 사례가 들어나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제도적으로는 ‘DSR 규제 강화’, ‘은산분리 규제 완화’, ‘주 52시간 근무제’ 등이 도입되면서 은행권 경영과 영업 환경의 변화를 가져왔다. 영업 면에서는 시금고를 둘러싼 은행 간 출혈경쟁은 물론 송사로까지 번졌다.

 

또 우리은행이 염원하던 지주사 전환에 성공하면서 시중은행들의 지주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처럼 은행권을 뜨겁게 달군 ‘7대 뉴스’를 정리해봤다.

 

 

◆ 끝나지 않는 채용비리 여파…현직 지주회장‧은행장 기소

 

작년 하반기 불거진 채용 비리 사태는 올해까지 그 후폭풍이 이어지며 현재 진행 중이다.

 

채용비리 사태는 은행들이 신입직원 채용 과정에서 외부 청탁을 받아 일부 지원자에 특혜를 주고, 학벌 또는 성별에 따라 지원자를 차별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사건이다.

 

지난해 우리은행으로부터 시작된 채용비리 사태는 이후 KEB하나, KB국민, JB광주, BNK부산, DGB대구, 신한은행까지 줄줄이 터지며 취업준비생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채용비리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은행 관계자들에게 실형이 선고됐으며, 최근까지 비리 혐의를 받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불구속 기소돼 법원 포토라인에 서기도 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검찰 수사 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은행연합회는 신뢰 회복을 위해 지난 6월 ‘은행권 채용 절차 모범규준’을 제정했으며, 은행권에선 자체적으로 10여 년 만에 채용 과정에서 필기시험을 부활시켰다.

 

또 채용절차 전반을 외부전문가에 위탁하는 것은 물론 일부 은행의 경우 인공지능(AI) 면접을 도입하는 등 채용방식의 변화를 꾀하는 모습을 보였다.

 

◆ 대출금리 조작…뒤늦은 산정체계 개편

 

KEB하나·한국씨티·경남은행 등의 대출금리 조작 사건도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6월 발표한 대출금리 산정체계 검사 결과 이들 3개 은행은 소득이나 담보 입력을 누락하는 등의 방식으로 총 26억 6000만 원의 이자를 과다하게 부과한 것이 적발됐다.

 

경남은행은 무려 25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부당하게 챙겼으며, 하나은행 1억 5800만원, 씨티은행이 1100만원으로 나타났다.

 

적발된 은행들은 이자 환급 계획을 밝혔지만 장기간 금리가 잘못 산출된데다 오류 액수도 적지 않아 은행권 대출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를 잃는 사건이었다.

 

금융당국은 재발 방지를 위해 지난 6월부터 은행권과 공동으로 대출금리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대출금리 산정 체계 개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 금융당국 DSR 규제 강화…“가계부채 잡아라”

 

금융당국이 지난 10월 말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강화했다.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되고 있는 가계 부채 규모를 조절하고 증가세를 안정화하기 위해 ‘강력한 돈줄죄기’에 나선 것이다.

 

DSR 규제는 차주가 보유한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상환액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대출을 제한하는 총량규제다.

 

금융당국은 지난 10월 말부터 DSR 70%를 초과하는 대출에 대해 고DSR 대출로 규정하고 시중은행·지방은행·특수은행별로 관리 기준을 설정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신규 대출 취급액 중 DSR 70% 초과대출은 15% 이내로, 특수은행은 25% 이내로, 지방은행은 30% 이내로 관리해야 한다.

 

정부는 DSR이 전체 금융부채에 대한 상환 비율을 따지는만큼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가계부채 증가의 안정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인터넷은행 특례법 통과…ICT기업 한해 은산분리 규제 완화

 

지난 9월 국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이 통과되면서 ICT기업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됐다.

 

특례법에 따라 내년 1월 17일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지분보유 한도가 종전 4%에서 34%로 확대된다.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금지, 대주주 발행주식 취득 금지 등으로 안정 장치를 삼는다.

 

이에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경우, 산업자본에 속하는 KT와 카카오가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며, 추가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도 용이해졌다.

 

금융당국은 내년 3월 중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받아 5월까지는 최대 2개의 인터넷전문은행의 예비인가를 승인할 방침이다.

 

금융권에서는 네이버와 인터파크, 키움증권 등 ICT기업과 신한·하나금융 등 주요 금융그룹들이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타이틀을 얻기 위해 설립에 참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워라밸’ 바람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바람에 맞춰 올해 은행들이 주 52시간 근무제를 조기 도입했다.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해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본격 시행됐다.

 

당초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의 경우 특수직군으로 분류돼 제도 시행을 1년 유예 받았지만, 정부의 압력으로 일부 은행이 일정을 앞당겼다.

 

우리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지난 10월부터 모든 영업점과 부서에서 주52시간 근무제를 시작했다. KEB하나은행도 같은 달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범 운영 중이다.

 

신한은행은 근무시간을 관리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PC 사용시간 관리 시스템을 시범 도입하고 연장 근로를 1주에 최대 12시간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도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만 업무용 PC를 사용하는 ‘PC 오프제’를 검토하고 있다.

 

◆ 시금고 쟁탈전 치열…출혈 경쟁 논란에 ‘송사(訟事)’까지

 

지난 5월 신한은행이 무려 3000억원의 출연금 배팅하면서 우리은행의 104년 간 독점을 깨고 서울시금고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지자체 시·도금고 경쟁이 세종시, 인천광역시, 제주도 등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과열 양상을 보였다. 이 같은 은행들의 시금고 따기 경쟁은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이어지면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금고 입찰 경쟁 과정에서 일부 은행은 결정에 볼복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으며, 은행 간 송사도 빚어졌다. 신한은행은 청주시금고 결정 과정에서 KB국민은행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주장해 청주시에 이의를 제기했다. 농협은행도 광주광역시 광산구 금고 선정에서 탈락한 뒤 법원에 소송을 걸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서울시금고 선정 과정에 대한 특혜 의혹이 불거져 서울시가 해명에 나선 바 있다. 또 신한은행에 서울시금고 자리를 뺏긴 우리은행은 지난달 서울시청지점 근무 담당자를 상대로 법원에 전적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이 같은 과열 양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사실상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나서면서 은행들의 새로운 수익원 찾기에 나선 것은 물론, 지자체 시·구금고 유치가 각 은행들의 영업력을 과시하는 기준이 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방자치단체 금고 관리 은행을 선정할 때 적용하는 행정안전부 예규를 개정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 5대 시중은행 지주사 경쟁 체재 회귀…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지난 2002년 국내 첫 금융지주사를 설립한 후 2014년 해체 수순을 밟았던 우리금융지주가 4년 만에 부활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7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지주사 전환 인가를 승인받았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 주식 18.4% 매각이 성공하면 완전한 민영화를 이룰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지난 28일 지주사 전환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주주총회에서도 지주사 전환을 위한 주식이전 계획서가 의결되면서 내년 1월 11일 우리금융지주가 공식 출범한다.

 

우리은행과 우리에프아이에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 등 6곳을 완전자회사로 둘 방침이다.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은 추가 검토를 거친 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현 손태승 우리은행 행장이 1년간 겸직한다.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으로 신한, KEB하나, KB국민, NH농협 등 국내 자산순위 5대 시중은행이 모두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바뀌게 됐다.

 

우리금융지주는 치열한 지주사 경쟁 체제 진입을 대비해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