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김기홍<사진> JB금융그룹 회장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을 위한 장기 목표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5% 달성을 내걸었다. ROE는 기업의 이익창출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자기자본 운영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뤄졌는지 보여준다. 자본 대비 수익성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3분기 평균 ROE가 약 11%인 점을 감안하면, JB금융의 15% 목표는 4%p가량 높은 수치다. 이는 금융권에서 매우 도전적인 목표로 평가된다.
김기홍 회장의 이러한 자신감은 그간의 성과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JB금융은 김기홍 회장 취임 전과 후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 2019년부터 6년째 그룹을 이끌고 있는 김 회장은 취임 후 ‘작지만 강한 강소금융그룹’을 목표로 양적 성장보다 수익성 중심의 내실 있는 경영 전략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JB금융의 누적 ROE는 2019년 9.8%에서 올 3분기 말 14.7%로 4.9% 증가했으며, 이는 목표 수준에 근접한 수치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은 올 3분기(7~9월) 당기순이익 19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673억원) 대비 15.4% 증가한 수치다.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631억원으로 전년(4934억원) 보다 14.1%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시현했다.
실적 호조의 배경으로는 은행 부문의 안정적인 실적과 비은행 부문의 고른 성장이 큰 영향을 미쳤다. 올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을 보면 전북은행은 전년(1596억원) 대비 8.5% 증가한 1732억원을, 광주은행은 전년(2151억원) 보다 16.7% 늘은 2511억원을 기록했다.
전북은행은 주 수익원인 이자이익이 소폭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이자이익 흑자 및 충당금 전입액이 줄어든 영향이다. 전북은행의 올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전년(4762억원) 대비 1.4% 감소한 4696억원을, 비이자이익은 전년(-30억원)에서 올해는 82억원으로 증가했다. 광주은행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고루 성장했다.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전년(6270억원) 대비 2.3% 증가한 6415억원을, 비이자이익은 전년(224억원) 보다 208.8% 늘은 69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두 은행 모두 순이자마진(NIM)은 하락했다. NIM은 금융기관이 자산운용으로 발생한 수익에서 자금조달비용을 차감한 후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전북은행의 올 3분기 NIM은 전년(2.79%) 보다 0.16% 감소한 2.63%를, 광주은행은 전년(2.88%)보다 0.23% 줄은 2.65%를 기록했다.
김 회장은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NIM 하락 배경에 대해 “시장 상황이 불확실하다 보니 올해 보수적인 영업을 진행했다”며 “또 시장금리가 하락과 함께 전략상품인 중금리신용대출을 건전성 때문에 예정만큼 늘리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오는 4분기부터는 NIM 개선을 위해 중금리 신용대출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중금리 신용대출 확대로 4분기부터는 이자이익이 확대될 것이라고 봤다. 그간 발목을 잡았던 건전성 지표도 개선됐다. JB금융 3분기 말 연체율은 직전 분기(0.94%) 대비 0.08%p 하락한 0.86%를, 고정이하여신비율 또한 전 분기(0.91%) 보다 0.01%p 낮아진 0.9%를 기록했다.
JB금융은 거듭된 성장을 위해 차별화된 미래 먹거리 성장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광주은행이 토스뱅크와 함께 은행권 최초로 출시한 공동 대출상품 성과도 밝혔다. 김 회장은 “8월27일 상품을 출시했는데 9월30일까지 약 700억원 정도의 대출을 팔았다”면서 “초반에는 상품 출시가 처음이고 혹시라도 연체율이나 부실이 높을 수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하다 보니 신용도가 높은 사람들 중심으로 대출이 나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 부실율이 낮기 때문에 저희에게 중요한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연말까지 2500억원의 대출을 예상하며, 내년에는 5000억~1조원 가량 판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전북은행과 카카오뱅크의 공동대출 상품 준비상황도 언급했다. 그는 “양사가 공동대출 상품을 같이 출시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접촉을 시작했으며, 현재 많은 준비가 이뤄졌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샌드박스를 통해 승인 받고 상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비은행 부문도 순이익이 크게 개선됐다. JB우리캐피탈은 전년(1487억원) 보다 22.7% 증가한 1825억원을 기록했다. JB우리캐피탈은 JB금융 내에서도 비은행 핵심 계열사다. JB우리캐피탈은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오토금융 내에서도 경쟁이 심화되는 신차승용보다 중고승용에 집중해왔다. 또 기업·투자금융, 개인신용대출 중심으로 비자동차금융 사업도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또 JB자산운용과 JB인베스트먼트는 각각 26억원씩의 순이익을 달성했으며, 손자회사인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Bank)도 277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