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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FETV 이사람] "영화와 같은 대상, 미장센 속에 청정원"

어호경 대상그룹 팀장, '존중'을 담은 캠페인에 '하찮은 공룡' 도입
소비자 관점에서 접근, 크레딧에 담은 작지만 소중한 가치 전달
"변화하는 시대, 변하지 않아야 할 경영철학 '존중' 뒷받침 할 것"

 

[FETV=김선호 기자] “영화를 종합예술이라고 하잖아요. 배우나 감독 뿐만 아니라, 촬영, 미술, 조명, 음악, 현장 스태프 등 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노력이 종합적으로 담긴 결과물이라는 게 직관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바로 ‘엔딩 크레딧’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상그룹이 평소 사람들이 잘 아는 유명 브랜드와 제품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종합식품기업이라는 점을 드러내는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었죠”

 

대상그룹 본사가 위치한 종로플레이스에서 FETV가 만난 어호경 대상홀딩스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팀장은 최근 광고시장에서 주목도가 높아진 ‘당신의 삶 속 맛있는 순간과 함께해 온 우리는, 대상입니다’라는 광고를 기획한 배경에 대해 이와 같이 밝혔다.

 

이어 “영화=종합예술이라는 형식을 빌려 ‘대상=종합식품그룹’을 알리는 캠페인을 전개하게 됐죠. 유명 영화의 익숙한 미장센 속에 사람들에게 익숙한 청정원, 미원, 종가 등을 녹여 어떤 영화가 활용됐는지, 어떤 브랜드가 적용됐는지 찾는 재미까지 주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Nat King Cole의 ‘L-O-V-E’가 배경음악으로 깔리며 유명 영화들의 명장면이 조구만 스튜디오의 ‘하찮은 공룡들’로 재연되는 대상그룹의 광고가 화제다. 화면 한쪽에는 대상그룹의 제품이 영화의 엔딩 크레딧처럼 나열된다.

 

어 팀장은 내부보다는 외부에서 광고가 흥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다 체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음료(F&B) 업체의 특성상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고 성과를 지켜보는 경향이 있지만 외부에서는 광고에 대해 호평을 이어나가며 브랜딩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는 중이다.

 

2022년 대상그룹은 창립 66주년을 맞아 정체성 키워드을 ‘존중’으로 정의하고 통합 가치체계인 ‘대상 리스펙트 트리(DAESANG Respect Tree)’를 만들었다. 이와 함께 조구만 스튜디오의 ‘하찮은 공룡들’을 광고 캠페인 모델로 기용했다.

 

이러한 기획의 중심에 어 팀장이 위치했다. 그룹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존중’으로 정의하고 이를 청정원, 종가, 미원, 뉴케어, 복음자리 등 제품과 연결시키며 ‘대상’의 이미지를 제고시키고 있는 광고‧PR 전문가다.

 

사실상 그가 대상그룹의 커뮤니케이션 전반을 담당하기 시작한 건 2018년부터다. 이전에는 웰콤 기획팀장(KT 집전화 Ann 런칭, 메가패스 캠페인, KTF SHOW 캠페인), 엘베스트 기획팀장(LG U+ LTE 론칭부터 기업PR까지, LG전자 디오스 냉장고)을 지냈다.

 

이후 상암커뮤니케이션즈 AZ센터 센터장을 맡으면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대상그룹 커뮤니케이션 전반을 담당했다. ‘미원, 미필적선의(닭백마리, 소한마리 캠페인’과 ‘야식이야, 야식의 남자들(네이버 시리즈 패러디)’ 광고 캠페인이 그의 작품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대상그룹 CI 리뉴얼 총괄을 진행했고 상암커뮤니케이션즈 AZ센터에서 대상홀딩스로 자리를 옮기면서 본격적인 ‘존중 캠페인'을 기획하고 전개해나갔다. 존중 캠페인에 조구만 스튜디오의 ‘하찮은 공룡들’을 기용한 것도 이때다.

 

“대상그룹에서 자체적으로 캐릭터를 개발해 선보일 수도 있었지만 이미지가 하나로 국한될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했습니다. 또한 드러내지 않되 드러날 수 있는 방법. 대상그룹이 추구하는 방향과 가치를 알릴 수 있는 캐릭터가 필요했죠”

 

때문에 어 팀장은 조구만 스튜디오의 ‘하찮은 공룡들’을 기용하기로 했다. ‘남의 캐릭터를 가져다 쓰냐’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대상그룹의 메시지를 어떻게 친근하면서도 가볍게 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이 ‘하찮은 공룡들’에 있었다.

 

소행성 충돌을 피해 살아남은 ‘하찮은 공룡들’과 대상그룹이 만난 건 우연이 아닌 어 팀장의 기획 속 필연이다. 사실 지식존중 프로젝트와 BCC캠페인(영화 크레딧 적용 광고)은 각각 다른 목적을 가진 활동이었지만 대상그룹이 제시한 세계관에서 만남이 이뤄진 모습이다.

 

식품이 브랜드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누군가 ‘먹어줘야’ 한다는 점에서 존중이라는 가치를 아이덴티티로 정립했고 그 위에 무겁지 않은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는 의미다. 존중 캠페인 일환으로 전개한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단어도 지역을 뜻하는 지(地)와 밥 식(食)으로 구성했다.

 

“사업의 근간은 식이고 그 식의 재료와 자원이 자라는 곳이 우리나라 곳곳의 지역입니다. 하지만 도시화, 저출산, 기후 위기 등 다양한 이유로 지역이 사라지고 있죠. 그래서 지역의 식재료에 대한 존중을 실천하기 위해 ‘지역(地)의 식재료(食)를 활용해, 지역을 새롭게. 가고 싶게’라는 슬로건을 내건 ‘지식존중’ 프로젝트를 기획‧전개했습니다”

 

최근 주목도가 높아진 광고로 인해 대상홀딩스 내에 위치한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도 재조명을 받고 있다.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은 구성원 모두가 광고대행사 출신이기 때문에 클라이언트 경험을 지니고 있었고 덕분에 소비자 관점에서 그룹의 정체성에 접근할 수 있었다.

 

대상그룹의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이 지닌 차별성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어 팀장은 “우리는 모든 기획 방향과 전략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내부에서 수립하고 있습니다. 광고대행사, 프로모션 실행사, 브랜드 회사 등 파트너사와 협업할 때 각 파트너사들은 해당 영역의 전문성을 깊이 있게 발휘할 수 있어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이 매우 효율적이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죠”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변화하는 시대에 변하지 않아야 할 대상그룹의 경영철학 ‘존중’이 단단히 받쳐준다면 다양성과 창의성을 자유롭게 실현하며 소비자와 소통하고 변화하는 다채로운 기업으로 인식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