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최명진 기자] 엔씨소프트가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옥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와 게임 장르 다변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 등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분사 이슈로 불거진 노사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에 있어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경영진의 최우선 숙제로 꼽히고 있다.
2일 게임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엔씨소프트는 ‘엔씨타워1’ 매각을 위해 CRBE코리아와 딜로이트 안진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근에 위치한 해당 건물은 2008년에 준공돼 2018년까지 엔씨소프트가 사옥으로 사용하던 건물이다. 엔씨타워1 인근의 ‘더 에셋 강남’ 건물의 예상 매각 가격이 1조원을 상회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평당 4000만원 중반대 가격에 매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매각 자금은 신사옥 건립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현재 판교 역 인근에 글로벌 RDI 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대지면적은 약 7780평이며 지하를 포함해 22층 규모의 건물 두 채를 2027년 9월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두 개의 빌딩 중 하나를 엔씨소프트가 활용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의 현재 사옥은 엔씨소프트의 전체인원을 모두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1분기 기준 엔씨소프트의 전 직원 수는 약 4900명이지만 현재 엔씨소프트의 사옥의 수용 최대치는 약 2500명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엔씨소프트의 신사옥 건립은 전 직원을 한데 모으면서 업무 집중도와 업무 처리 능력을 높이기 위한 체질개선의 일환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계속해온 라인업의 체질개선도 현재진행형이다. 퍼즈업, 배틀크러시, TL, 호연까지 이어지는 탈 리니지화에 속도를 붙이기 위해 외부 투자도 단행하고 있다. 최근 엔씨소프트는 스웨덴 게임사인 문로버 게임즈에 한화 약 48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2022년 창업한 이 게임사는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있는 ‘배틀필드’, ‘파크라이’, ‘더 디비전’ 시리즈 제작에 참여한 개발자들로 구성돼 있다. 현재는 PC 및 콘솔 플랫폼으로 FPS 신작 프로젝트 올더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엔씨와 문로버 게임즈는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전략적 협업을 추진한다. 프로젝트의 단계별 진척에 따라 향후 추가 투자 및 퍼블리싱 권한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박병무 대표는 “엔씨소프트는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해 장르적 전문성과 개발력을 갖춘 기업을 적극 물색 중이다. 첫 투자 대상인 문 로버 게임즈는 슈팅 장르 게임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는 잠재력 높은 회사”라며, “프로젝트 올더스는 기존 엔씨소프트의 프로젝트들과 장르와 지역 측면에서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될 것이다. 이번 투자가 전세계 지역별 개발 클러스터 구축과 글로벌 시장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투자는 앞으로 엔씨가 보여줄 변화의 시작이다. 8월 중 국내 개발 스튜디오에 대한 지분 및 판권 투자, 동남아 진출을 위한 공동사업, 플랫폼으로서 퍼플의 성장동력 확보 계획 등을 순차적으로 발표하고 기존 IP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신작 출시는 차질 없이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엔씨소프트에 대해 외향적 확장보다는 내부의 갈등 해결이 최우선 과제라는 의견이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경영효율화를 위해 분사 및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사측과 고용안정을 외치고 있는 노조 간의 갈등이 심화 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분사=폐업' 시나리오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사내 설명회를 통해 진화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박병무 대표는 "본사의 집중도가 너무 커서 의사결정이 느리고, 조직 간 역할이 명확하지 않아 변화가 필요했다"라며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분사를 하는 것"이라고 분사 취지를 밝혔다.
구현범 엔씨소프트 COO는 분사=폐업 시나리오는 왜곡, 과장이 섞인 부정확한 소문이라 선을 그었다. 여기에 분사된 회사가 3년 내 폐업이나 매각이 발생한다면, 본사 입사를 희망하는 인원의 재고용을 약속했다. 다만 노조 측에서 제시한 ‘고용안정을 위한 서면 약속’ 요청에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과연 엔씨소프트가 내부갈등을 해결하고 계획된 외형 변화와 확장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