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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삼성전자 노조 파업, 큰 반향 없었다…반응 미미

 

[FETV=허지현 기자] 전국삼성노조(이하 전삼노)가 7일 '단체 연차 파업'에 돌입했다. 전삼노는 2만 8000여 명 조합원 연차 파업으로 사측에 분명한 의지를 보일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이번 파업은 삼성전자 창사 55년만의 첫 파업이다. 하지만 저조했던 참여율과 약했던 내부 지지로 파업 투쟁이 힘을 받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삼노는 샌드위치 데이를 이용해 노조원들에게 연가를 독려함과 아울러 단체 연차 파업이라는 1호 지침을 실행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이에 참여한 직원들은 많지 않았고, 생산과 경영활동에도 차질이 없는 분위기다. 지난해 징검다리 연휴였던 6월 5일 당시보다도 오히려 이날 휴가율이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1호 지침 '단체 연차 파업'은 7일 2만 8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단체로 연차를 사용해 파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삼노는 연차 사용을 권장 지침을 내린 바 있다. 현재 전삼노 조합원 수는 2만 8000여 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 5000명) 중 22% 수준이다. 이 중 파업 참여 인원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측은 원래 쉬려고 했지만 파업 동참으로 비춰질까봐 휴무를 내지 않은 직원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수 직원들이 전삼노 지침에 따르는 것으로 보여지는 것을 원치 않은 데다 파업을 부정적으로 보는 성향도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전삼노 정치화 움직임 역시 반감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전삼노가 공식 상급 단체인 한국노총을 떠나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결탁하고 있다는 물증이 나왔다. 금속노조는 최근 잇따라 전삼노의 투쟁 지지 성명을 발표하며 측면 지원에 나섰다. 전삼노 측은 "노사 협의 출마 관련 내용은 선거 규정 때문에 말할 수 없다"며 "전삼노는 언제든지 다른 노동조합과 연대를 지속 확대하며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전삼노에게 큰 타격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 전삼노는 노조원들에게 연차를 권장했지만 경영에 큰 차질을 빚을 정도의 인원이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노조원들과 구성원들의 식별 방지를 위해 샌드위치 휴일을 이용했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던 것은 노조에게 있어선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본사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모든 인원이 함께 연차를 써 준다면 좋겠지만 이 연차 파업으로 삼성에 큰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노조가 원하는 것은 삼성전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노력·세월과 정당한 대우를 해 주지 않고 무시한 것을 인정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연차를 쓸 수 밖에 없을 만큼 힘들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파업 성공 목표는 파업이라는 영향력을 인지시키고, 노동조합이 강력한 무기가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후 전삼노와 삼성전자의 교섭이 다시 이루어질지에 대해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교섭이 다시 한 번 결렬될 경우 총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전삼노는 노조가 피해를 줄 만큼의 총파업 규모가 된다면 삼성전자도 어떠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 부위원장은 "회사가 정말 적자라면 임원들도 희생해야 하는 부분이 아니냐. 적자라면서 노동자들의 연봉은 삭감하고 임원들만 인센티브를 가져가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우리 노조는 예전보다 더 달라는 게 아니며, 이 과정에서 정말 투명하고 우리 모두가 이해할 수 있게끔 공개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전삼노는 투트랙 전략으로 파업 조합원과 버스·트럭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1호 지침 '단체 연차 사용'에 이어 2호·3호·4호에 대한 계획이 세워져 있고 추후에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