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 대의원대회. [사진=현대차 노조]](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520/art_17158170866765_b72567.jpg)
[FETV=김창수 기자] 재계 주요 대기업내 강성 노조가 다수 포진한 가운데 여름 노동계 투쟁 ‘하투(夏鬪)’를 앞두고 노조 요구 사항이 본격화하며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주 4.5일 근무·상여금 900% 인상을, 포스코 노조는 연·호봉제 폐지 및 연간 가족 의료비 1억 원 등을 내걸고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 이를 두고 산업계에서는 생산성 약화가 우려되는 만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지난주 울산광역시 북구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임시 대의원 회의를 열고 집행부가 마련한 올해 임금협상 요구안을 심의 및 확정했다. 확정안에는 호봉 승급분을 제외한 기본급 15만 9800원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각종 수당 인상 등이 담겼다. 현대차 노조는 이와 별도로 매주 금요일 4시간 근무제 도입, 신규 인원 충원, 국민연금 수급과 연계한 정년 연장(최장 64세), 상여금 900% 인상, 사회공헌기금 마련 등도 포함됐다.
이 중 ‘금요일 절반 근무제’는 임단협 요구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사측이 요구안을 수용하면 현대차 생산직의 경우 주 5일 근무가 주 4.5일로 바뀐다. 지난해 12월 노조 집행부가 출범하며 이를 주요 공약으로 내건 만큼 강력하게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 앞서 현대차 노조가 대의원 등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선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항목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55%가 ‘금요일 4시간 근무제 도입’을 선택했다.
아울러 올해 교섭에 대해 파업 지지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파업 투쟁을 해서라도 노조 요구안을 반드시 쟁취한다(65%), 파업 투쟁은 당연하지만 해를 넘겨서는 안 된다(21%) 등 파업에 긍정적인 의견이 전체 답변 중 86%에 달했다. 문용문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소식지를 통해 “대의원과 조합원들의 힘과 지혜를 한곳으로 모아 2024년 투쟁을 반드시 승리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스코노동조합이 지난해 9월 6일 전남 광양제철소 앞에서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520/art_17158171095161_d20102.jpg)
현대차와 함께 국내 대표적 중후장대(重厚長大) 기업인 포스코 노조도 최근 요구안을 내놨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조는 최근 기본급 8.3%(평균 25만 4810원) 인상, 연·호봉제 폐지와 대신 매년 일괄 2.4% 임금 인상 등의 임시 요구안을 임직원에게 배포했다. 아울러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과 이시우 포스코 사장 취임 기념 자사 주식 10주를 각 임직원 대상으로 지급할 것도 제시했다.
포스코 노조는 이 밖에도 ▲하계 휴가 및 휴가비 신설(5일, 50만 원) ▲본인 및 가족 연간 1억 한도 의료비 ▲교대 근무수당 인상(6.5%→9%) ▲자녀학자금 자녀수 및 금액 한도 폐지 등을 요구했다. 노조 측은 이달 말 대의원 회의를 통해 올해 임단협 최종 요구안을 결정 후 사측과 협상한다는 입장이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22대 총선 야당 압승으로 강성 노조들이 힘을 얻는 분위기”라며 “근무시간 단축과 같은 요구는 생산성 약화와 직결되는 만큼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