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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클로즈업]남양유업 홍원식의 비극...경영권 소송서 패소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대법서 결국 패소
매각 번복 이후 3년간 소송 진행…남양유업 실적 악화일로
47년간 남양유업서 근무 퇴직금 못 받을 가능성도

[FETV=박지수 기자] 2년간 넘게 지속된 한앤컴퍼니와 홍원식 회장간 남양유업 경영권 분쟁이 홍 회장 측 패소로 막을 내렸다. 이로써 남양유업 경영권은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 쪽으로 넘어가게 됐다. 홍 회장 입장에선 60년 가업을 송두리째 내주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으로 홍 회장은 명예는 물론 실익까지 놓친 상황이 됐다고 평가한다. 대법원이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와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 사이 주식양도 소송에서 한앤코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홍 회장이 요구한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협약이행금지 가처분 소송 모두 한앤코 승리로 끝나면서 업계에서는 홍 회장이 명예는 물론 실익까지 놓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코가 홍 회장과 가족을 상대로 낸 주식 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승소 판결을 4일 확정했다. 판결에 따라 홍 회장은 2021년 5월 맺은 계약대로 일가가 보유한 회사 주식 전부를 한앤코에 양도하고 회사를 떠나야 한다. 이로써 1964년 창립한 고(故) 홍두영 전 명예회장 창업 이후 60년간 지속된 오너 경영이 막을 내리게 됐다.

 

1950년 서울 출생인 홍원식 회장은 남양유업 창업주 홍두영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경북고, 연세대(경영학)를 졸업한 뒤 1974년 남양유업 기획실 부장으로 입사했다. 그 뒤 1977년 남양유업에서 이사, 부사장 등을 거쳐 1990년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2003년부턴 회장직을 맡고 있다. 30년 이상 남양유업의 지휘봉을 잡고 경영활동을 펼친 오너 겸 최고경영자(CEO)다. 

 

이번 소송은 출발점은 코로나19다. 남양유업이 지난 2021년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할 시기 자사 제품인 ‘불가리스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77.8% 저감시켰다’는 허위·과장 광고를 한 것에서 홍 회장의 비극이 시작된 것이다. 사태가 커지자 홍 회장은 같은 해 5월 대국민 사과를 통해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이어 한앤코와 본인과 가족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그러나 돌연 지난 9월 한앤코에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홍 회장은 ‘주식 양도 이후 홍 회장 본인이 남양유업 고문직을 수행하고, 부인이 운영하는 외식사업 브랜드(백미당) 경영권을 보장한다’는 홍 회장 부부에 대한 임원진 예우 등 약속을 한앤코가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이에 한앤코는 곧바로 주식매매 계약을 이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심과 2심에서는 모두 한앤코가 승소했다. 대법원 역시 한앤코가 홍 회장과 가족을 상대로 낸 주식 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남양유업은 오너 일가가 법정 다툼을 벌이는 지난 2년간 경영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는 지난 2021년 사의를 표했다. 차기 대표가 선임되지 못하면서 남양유업은 김승언 경영혁신위원장을 경영지배인으로 선임하고 대표이사 없는 ‘비상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불가리스 사태’ 이전에도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씨 마약사건 등 홍 회장 일가에 관한 여러 불미스러운 일로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 2013년에는  대리점 밀어내기 갑질 사건으로 전국적인 소비자 불매운동을 촉발했고 매출은 곤두박질쳤다.

 

모든 소송에서 패소함에 따라 홍 회장은 한앤코의 소송비용까지 부담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한앤코는 홍 회장에 대해 계약 미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남양유업에서만 47년을 근무해 온 홍 회장의 퇴직금은 약 170억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번 소송으로 퇴직금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남양유업의 지분 3%를 보유한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는 최근 남양유업 이사회에 홍 회장 등 이사들의 퇴직금과 보수 지급을 정지하라는 유지청구를 했다.

 

남양유업은 전문 경영인 체제로 경영 효율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2021년 남양유업 지분 인수 발표 당시 한앤코는 “투자 회사 최초로 도입한 집행임원제도를 남양유업에 적용해 지배 구조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 결정과 감독 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별도로 전문 업무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해 집행부 책임 경영을 높이는 제도다. 이번 판결과 관련, 남양유업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구성원 모두는 회사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각자 본연의 자리에서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