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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클로즈업] 고래 삼킨 새우···빛을 발한 김홍국 하림 회장의 승부수

 

[FETV=박지수 기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과감한 ‘승부사’ 기질이 이번에도 통했다.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옛 현대상선)의 새 주인이 되면 재계 순위는 단숨에 13위에 오르며 무려 14계단이나 뛰어오르게 된다. 할머니께 선물 받은 병아리 10마리로 사업을 시작해 거침없는 김홍국 회장표 M&A(인수합병)를 통해 육계사업에 진출한 지 45년 만에 재계 10위권의 종합물류기업을 일궈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번 HMM 인수전에 남다른 의지를 보였다. 하림그룹은 HMM 인수전에서 입찰 막판까지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영구채 주식전환 부담과 경영권 약화 가능성 때문에 인수 희망가를 본입찰 마감 한시간 전까지 재검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6조4000억원 수준의 인수 희망가를 제시해 경쟁사인 동원그룹보다 본입찰에서 2000억원가량 가격차로 정량평가 차이에서 앞섰다.

 

하림그룹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협상을 잘 마무리하고 본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벌크 전문 해운사인 팬오션(옛 STX팬오션)과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HMM을 신뢰받는 국적선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팬오션은 하림그룹이 2015년 인수합병한 국내 최대 벌크선사로 이번 HMM 인수 주체로서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으로 본입찰에 참여했다.  하림그룹이 팬오션을 인수 주체로 내세워 HMM을 사들이면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을 모두 갖춘 선사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1957년 전라북도 익산에서 태어나 열한 살 때 외할머니가 사준 병아리 10마리를 키워 시장에 내다 판 뒤 그 돈을 종잣돈 삼아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986년 하림식품과 1990년 하림을 세워 계열화 토대를 마련했고, 하림은 현재 육가공업계 1위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하림그룹은 육계를 기반으로 유관기업 M&A를 통해 몸집을 불려왔다. 2001년 제일사료를 시작으로 2007년 돈육가공업체 선진과 2008년 대상그룹의 축산물 사육 가공사업부문인 팜스코를 차례로 인수했다. 특히 하림그룹은 지난 2015년 국내 최대 벌크선사 팬오션(옛 STX팬오션) 지분 58%를 1조80억원에 인수하며 곡물 유통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료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곡물을 실어 나르는 벌크선 인프라를 갖춘 팬오션을 통해 운송 비용을 절감하고 유통망을 안정화할 수 있다고 보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팬오션은 법정관리까지 받았지만 하림이 인수하고 나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고다.  지분을 인수할 당시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부은 까닭에 회사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었지만 기우였다. 팬오션은 올해 상반기 기준 벌크선 301척을 운영하며 연간 화물 1억톤을 전 세계에 운송하고 있다. 하림지주의 운송 부문 영업이익은 올해 3분기 기준 3184억원으로 지주사 전체의 57.72%에 달한다. 이번  HMM 인수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하림그룹은 올해 공정거래위원회 집계 기준 자산 17조원으로 재계 27위다. 하림그룹이 인수하려는 HMM은 자산이 25조8000억원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집계 기준 재계 19위로 하림그룹보다 덩치가 크다. 업계에서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이 HMM을 성공적으로 인수할 경우 하림그룹의 자산은 42조8000억원으로 불어난다. 이는 CJ그룹(40조7000억원)을 제치고 KT(45조9000억원)에 이은 13위다.

 

다만 하림의 덩치에 비해 높은 인수 비용 마련이 시급하다. HMM 매각 대상 주식 수는 채권단이 보유한 3억9879만주로 인수가는 6조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재 하림그룹은 JKL파트너스와 함께 유가증권 매각과 영구채 발행, 선박 매각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팬오션은 한진칼 주식 390만3973주를 1628억원에 처분했다. 또 호반그룹과 손잡고 약 5000억원 규모 영구채 발행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조원가량 자기자본에 인수 금융 3조5000억원 등 최대 6조5000억원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홍국 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를 통해 "우리 해운 산업이 글로벌 해운사와 경쟁하려면 규모화가 돼야 한다"며 "우리는 글로벌 5위 안에 들어가겠다, 이번 HMM 인수합병(M&A) 동기가 그렇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