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조제분유 등 영유아 식품 업체들의 과대광고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12일(현지시간) 과학 매체 사이언티픽아메리칸의 보도에 따르면 FDA는 지난 8일 분유 등 영유아 조제식품업체들이 광고에서 직간접적으로 주장하는 효능효과를 입증할 증거 제출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지침 시안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지침 시안은 제품에 특정 효과가 있음을 광고하려면 영유아 체내에서 실제 그런 효과가 나타나는지 임상연구를 실시하거나 다른 믿을 수 있는 연구 결과들을 사전에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FDA가 식품 영양성분의 효능 관련 증거 제출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체들은 자사의 분유에 특수 영양성분을 첨가해 아기의 두뇌발달이나 장 건강에 좋다거나 알레르기나 배앓이 등을 없애고 면역력을 강화한다는 등의 주장을 하고 있다.
FDA는 “영유아기는 중요한 성장과 발달이 진행되는 독특하고 취약한 시기”라며 “모유가 건강에 주는 이점과 그 구성 내용을 더 잘 반영하려고 분유 내용물에 변화를 주는 것일지라도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이번 증거 제출의 배경을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아기 건강을 최우선하는 부모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업체들이 입증되지 않은 효과를 내세우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피터 벨러리치 알베르트아인슈타인의대 교수팀이 지난 5월 ‘임상소아과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시판 22개 조제분유 제품 중 13개 제품이 배앓이를 비롯한 소화기계 증상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을 근거 없이 표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벨러리치 교수는 “‘유당을 없애거나 줄였다’, ‘가수분해 단백질이나 콩 단백질을 사용했다’, ‘활생균(프로바이오틱스)을 추가했다’는 것이 아기의 장에 가스가 차는 증상이나 배앓이 등에 좋고 장 건강을 튼튼하게 한다는 등의 주장엔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FDA는 “최근 조제분유 라벨에 건강에 유익하다는 주장을 하는 일이 많이 늘어났고 일부 업체에선 이를 표시하고 광고하는 일과 관련한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FDA는 60일 동안 업계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지침을 시행할 예정이다.
오해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