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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동국제강 '장세주-장세욱', 경쟁하듯 자녀에 지분 증여하는 까닭은?

오너 형제 ‘지주사 전환’ 물밑작업 관측
인적분할 전 지주사 지분율 높이기 유리
소액주주 반대 ‘숙제’···소액주주 비율 절반

[FETV=김진태 기자] 동국제강의 오너 일가인 장세주·장세욱 형제가 최근 자녀들에게 잇달아 동국제강 지분을 증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철강업계 일각에서는 인적분할을 앞둔 상황에서 개시된 지분 증여라는 점에서 경영권 승계 사전 포석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이는 인적분할 전 지분을 증여하면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지분율을 높이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인적분할을 단행하기 위해선 소액주주들의 찬성표가 필요한 만큼 동국제강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정기 주주총회에서 설득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지난 14일 장남 훈익씨와 딸 효진씨에게 각각 35만주씩을 증여했다. 장 부회장이 자녀들에 0.37%씩 증여를 하면서 장 부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9.43%에서 8.70%로 줄었다. 

 

이런 가운데 특히 주목할만한 대목은 이달 초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도 자녀들에게 지분을 증여했다는 점이다. 장 회장은 장남인 장선익 동국제강 전무에겐 20만주, 차남인 승익씨에겐 10만주를 증여했다. 두 자녀에게 증여한 지분율은 0.31%다. 이번 증여로 장 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13.94%에서 13.62%로 감소했다. 2주 정도의 간격으로 장세주·장세욱 형제가 자녀들에게 지분을 증여한 것이다. 

 

철강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의 오너 일가인 장세주·장세욱 형제가 잇달아 자녀들에게 동국제강 지분을 증여한 것에 대해 승계 작업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오는 6월 1일 인적분할을 예고했는데 이 기간 전 들고 있는 지분에 따라 향후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더 많은 지분율을 얻는 데 유리하다는 시각에서다.

 

실제로 동국제강은 24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승인을 얻은 뒤 존속법인인 동국홀딩스와 열연 철강 사업 회사인 동국제강, 냉연 사업의 동국씨엠으로 분할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동국제강 주주는 지분율만큼 신설 회사 지분을 받는다. 

 

따라서 기존 주주가 신설 회사 주식을 존속 회사에 현물로 출자하면 존속회사 지분율을 더 높일 수 있다. 지주사 전환시 보유 지분이 많을 수록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지분을 이용, 동국홀딩스 지분율을 확대에 유리하다. 철강업계에서 장세주·장세욱 형제가 자녀들에게 지분을 증여한 것을 두고 지주사 전환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으로 해석하는 이유다. 

 

다만, 동국제강의 인적분할을 하기 위해선 주주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통상 인적분할은 대주주 지배력이 강화되지만, 반대로 소액주주에게는 지분이 희석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동국제강의 인적분할에 대해 소액주주들의 반대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동국제강의 소액주주 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6%에 달하는 만큼 인적분할 무산에 대한 위기감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인적분할을 실시한 현대백화점의 경우 소액주주의 반대에 부딪쳐 지주사 전환 계획이 무산된 바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인적분할은 대부분의 소액주주가 반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현대백화점과 동국제강은 상황이 다르다”며 “지주사 전환에 대해 공감 여론이 일부 형성되는 만큼 이번 주총에서 큰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