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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택 '구원투수' 작전 통했다"...금호타이어 '흑자전환' 축포

5년 전 1600억원대 영업손실서 200억대 흑자전환 쾌거
10년 고질병 ‘노·사 갈등’ 마무리…광주공장 이전은 숙제

[FETV=김진태 기자] 지난 2017년 이후 5년간 지속된 금호타이어 적자 행진이 지난해 종지부를 찍었다. 구원투수로 등판한 정일택 사장이 취임한 지 2년여 만에 일군 성과다. 10년간 경영진의 발목을 잡았던 근로자 통상임금 소송도 원만히 합의했다. 정일택 체제서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가 발빠르게 진행되는 모양새다. 

 

이처럼 탄탄대로를 달리는 정일택호(號)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있다. 바로 낮은 채산성 때문에 1년전부터 검토중인 광주공장 이전 문제다. 안정적인 흑자구조 구축도 정 대표가 올해 주목하는 핵심 경영 목표중 하나다. 정 사장이 한국타이어 경영 정상화의 마지막 퍼즐을 제대로 맞출 수 있을지 주목되는 계묘년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2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2017년 16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얻어낸 흑자 전환이다. 타이어업계에선 정 사장의 리더십이 금호타이어의 적자 탈출에 주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7년 이후 매년 적게는 400억원대에서 많게는 9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적자기업이란 꼬리표를 달았다. 하지만 2021년 정 사장이 지휘봉을 잡은 뒤 금호타이어가 완전히 달라졌다.

 

실제로 금호타이어의 실적은 정 사장이 취임한 2021년 하반기 이후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2021년 3분기까진 5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입은 뒤 4분기 1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흑자 전환 징후를 보였다. 금호타이어는 그뒤 매분기 조금씩 영업이익 데이터가 높아졌다. 금호타이어는 이같은 여세를 몰아 지난해 적자기업 꼬리표를 떼어내는 데 성공했다.  

 

정 사장이 적자의 늪에서 금호타이어를 꺼낼 수 있었던 비결은 수익성을 갉아 먹은 물류비와 높은 생산원가 등을 개선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금호타이어의 매출원가율은 83.7%로 최근 5년새 가장 많은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2017년 매출원가율(84.2%)보다 0.5%포인트(p)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정 사장이 원자재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매출원가율을 낮췄다는 점이다. 타이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원재료 비중이 20%를 넘어가는 천연고무와 합성고무의 가격변동 추이를 보면 2020년 kg당 천연고무는 1726원, 합성고무는 1863원이다. 하지만 2년 뒤인 지난해 3분기 기준 kg당 가격은 천연고무가 2382원, 합성고무가 2732원으로 최대 46.6% 증가했다. 

 

정 사장이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도 선수금을 효율적으로 활용, 수익성 강화 효과를 이끌어 냈다. 선수금은 나중에 사용할 원재료를 미리 매입하기 위해 지불하는 자금을 의미한다. 정 사장이 원자재 가격이 오를 것을 내다보고 선수금을 사용하면서 미래에 발생할 손실을 최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취임 이후 선수금을 늘리기 시작해 지난해 3분기엔 총 632억원을 선수금으로 지급했다. 취임하기 전 2020년 당시 금호타이어가 선수금으로 지급한 총 금액이 145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4배 넘게 차이난다. 정 사장이 원자재 가격 인상에도 수익성을 개선 효과를 얻어낸 배경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노사 갈등을 원만한 해결한 것도 정 사장의 ‘소통 리더십’ 덕분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정 사장이 노조원들을 낮은 자세로 임한 결과 10여년간 계속된 분쟁으로 얼어붙었던 노조원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금호타이어가 이로써 경영 정상화를 이루는 모양새지만 아직 풀어야할 숙제는 남아 있다. 물류비 개선을 위해 추진중이던 광주공장 이전 문제다. 광주공장 이전을 위해선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이주비를 해결해야 한다. 

 

이에 정 사장은 공장부지 용도변경후 매각 방침을 세웠지만 아직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 도시지역내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대상 지역은 유휴토지 또는 대규모 시설의 이전 부지로 한정한다는 조항 때문이다. 

 

결국 해당 토지의 용도변경을 위해선 유휴토지여야 하는 만큼 먼저 광주공장 생산라인을 세워야 한다. 문제는 채산성이 낮더라도 돌아가는 공장을 멈출 경우 금호타이어의 적자 폭은 커질 수 밖에 없다. 금호타이어 입장에선 광주공장의 생산 중단은 선택 불가능한 셈법이다.  

 

현재 광주공장의 경우 '선 용도변경 후 공장이전'을 주장하는 금호타이어측과 '선 가동중단 후 공장이전'을 요구하는 지자체간 이견이 1년째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연중무휴로 가동되는 제조업 특성상 기존 공장을 비우고 새 공장을 신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공장을 가동하면서 생산 라인을 점진적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금호타이어가 풀어야한 숙제는 경영정상화 초석 마련이다. 이를 위해선 올해 흑자경영 굳히기와 광주공장 이전 등 두마리 토끼몰이가 절대적이다. 2년전 금호타이어 '구원투수'로 등판한 정일택 사장의 일거수 일투족에 세인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