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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R&D 강화로 '형제의 난·실적부진' 더불악재 탈출

전기차 배터리 내부 탄소나노튜브 상업화 및 고기능 겨울용 타이어 등
박삼구, 박철완 형제-조카의난과 원자재값 반등의 열쇠는 "R&D“ 강화

 

[FETV=박제성 기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셋째 형과 조카와의 이른바 형제-조카의 난과 2분기 실적 감소와 맞물린 가운데 첨단소재 R&D(연구개발)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박찬구 회장을 둘러싼 경영권 다툼은 종착역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2분기(4~6월) 금호석유화학은 원자재값 급등 여파로 실적이 반토막에 그치는 등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를 180도 전환하기 위해 박 회장이 비장의 무기로 꺼내든 카드는 첨단소재 R&D다. 올해 상반기 R&D 성과로는 전기차용 배터리 안정성 향상소재, 고기능성 겨울용 타이어 등이 포함된다. 박 회장은 올해 2분기 시점으로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2분기 마진을 의미하는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것과 더불어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와 셋째 형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찬구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창립한 부친인 고(故) 박인천 전 회장의 5남 3녀중 넷째 아들이다. 먼저 둘째 형의 작고 후 셋째형인 박삼구 전 회장이 금호아시아그룹 회장직을 승계 받았다. 그러나 박찬구 회장과의 갈등의 출발점은 ‘경영 M&A(인수합병) 확장’ 여부를 둘러싸고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다. 심지어 박삼구 전 회장은 동생 박찬구 회장 대신 친아들 박세창을 향한 경영권 승계를 놓고 형제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당시 동생의 판단이 맞았다. 박찬구 회장은 박삼구 전 회장이 인수하려 했던 대우건설과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과 인수를 적극 반대했다. 결국 M&A가 실패로 끝나자 형제간 갈등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박찬구 회장은 당시 보유중이던 금호산업 등 계열사들의 주식을 전량 처분했다. 이로 인한 매각대금으로 금호석유화학의 지분을 늘려 2011년 석유화학 부문을 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 신청했다. 그로부터 2015년 12월 계열분리를 마무리 지었다.

 

당시 계열분리 작업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비밀리에 단독 추진했고 그 결과 현재의 금호석유화학그룹을 만들 수 있었던 핵심 사건이다. 박 회장은 원래 금호석유화학에서 주로 근무할 정도로 화학산업에 대한 관심과 애착이 많았다. 박삼구 전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에서 수장으로 활동했다. 박 전 회장은 박찬구 회장과 치열한 법정다툼을 벌이면서 결국 핵심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까지 매각한 것과 달리 박찬구 회장은 화학사업의 호조세를 이어나갔다.

 

최근 박삼구 전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 부당동원 의혹으로 인한 재판에서 1심 징역 10년 법정구속을 선고받았다. 여기에 더해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금호석유화학 개인최대주주)도 박찬구 회장에게 있어 골칫거리 사촌 동생이다. 조카와 삼촌과의 다툼을 하는 이유는 경영방식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기 때문이다. 결국 승자는 박찬구 회장이였다. 두 사람이 주장하는 경영방식은 차이가 분명하다.

 

당시 조카는 주당 현금배당을 더 높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삼촌은 재무안정상 소폭으로 낮게 잡았다. 사외이사 선임안을 놓고도 추천인물이 달랐다. 삼촌은 박상수 경희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박영우 사)에코맘코리아 이사를 추천한 반면 조카는 이성용 전 베인&컴퍼니 글로벌 디렉터, 함상문 KDI(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를 추천했다.

 

여기에 더해 박 전 상무는 올해 3월 금호석유화학그룹이 OCI 그룹간의 31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상호 교환한 것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당시 박 전 상무는 자사주 상호교환(스왑)은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는 이유 때문에 가처분신청을 낸 것이다. 이러한 복잡한 집안싸움에도 박찬구 회장은 3분기 경영실적 개선을 위해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이다. 2분기 경영성적이 원자재값 급등과 1분기 때 겪었던 코로나 수혜에서 멀어져 반토막 났기 때문이다.

 

 

◆2분기 영업이익 반토막, 3분기 첨단소재로 반등 나서 =박 회장은 전통 석유화학 제품만으로는 미래 산업 생존이 불투명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대비 올해 상반기 재고자산은 이미 추월한 상태다. 지난해 재고자산은 6731억원에 비해 상반기 재고자산은 9289억원이다. 금호석유화학의 2분기 연결기준 성적은 매출 2조2439억원, 영업이익 35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2%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53% 감소했다.

 

이에 박 회장은 첨단소재 R&D 포트폴리오(다양화)에 팔소매를 걷고 나섰다. 올해 상반기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대비 R&D 연구비중은 평이한 수준이다. 상반기 R&D 투자비용은 239억원 정도다. 같은기간 매출대비 R&D 비용은 0.54%다. 지난해 전체 R&D 비용은 57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매출대비 R&D 비중은 0.68%다. 박 회장은 올해 상반기 R&D 성과에 나름 만족함을 나타내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대덕단지 내 중앙연구소의 4개 연구부서가 있다. ▲합성고무 ▲합성수지 ▲라텍스(고무 등의 필요한 석유화학 미세 고분자 입자 액체) ▲연구기획 부서가 있다.

 

상반기 4개 부서별 연구실적의 경우 먼저 연구기획 부서는 리튬 전기차용 배터리 저표면적 CNT(탄소나노튜브) 소재 상업화에 성공했다. 해당 연구는 전기차 배터리의 안정성과 성능향상을 위해 CNT를 적용한 연구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이른 덴트라이트(부피팽창) 현상이 나타나 수명을 단축시킨다. 이에 CNT는 화학적 안정성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소재로 평가받는다.

 

합성고무 연구부서는 겨울용 및 사계절용 고기능성 타이어 SSBR(솔루션 폴리머라이즈드 스티렌 부타디엔 고무) 상업화 생산에 들어갔다. 이 타이어 고무는 연비 향상과 제동(브레이크) 기능이 향상시켰다. 여기에 더해 초경량 고인장강도 글로브(장갑)용 라텍스 시생산을 완료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올해 2분기 고유가, 중국 오미크론 봉쇄 등 글로벌 변수는 화학업체들에겐 직격탄이였다. 이러한 변수들은 전통 석유화학 제품 사업의 취약성을 노출시켰다”며 “따라서 첨단소재 등 고부가가치 R&D와 포트폴리오 상업화에 매진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