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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만에 돌아온 외국인, 뭘 샀나 봤더니

7~8월 3.6조 순매수...LG엔솔·삼성SDI·삼전·현대차·하이닉스 매입

 

[FETV=성우창 기자] 국내 주식시장의 '큰 손' 외국인 투자자들이 7~8월 3조원 이상 주식을 사들이며 5개월 만에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삼성전자·현대차·SK하이닉스를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7월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총 1조810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3월부터 6월까지 5개월간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던 외국인들이 다시 사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달 들어서도 1조835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사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의 투자심리 개선된 것은 미국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덜 매파적으로 인식되면서 연방준비제도위원회(Fed)의 긴축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고, 미국·한국의 주요 기업 실적도 예상치를 웃돌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7월 초부터 이달 11일까지 총 3조6465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들어온 한편, LG엔솔을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삼성SDI,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가 이었다.


LG엔솔과 삼성SDI는 2차전지 업종 대표주다. 이달 7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이 통과되자 수혜를 예상하고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해석된다. 주가도 이달만 약 10%가량 올랐다. 이 법안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기 위해 에너지 안보 및 기후 변화 대응에 3690억달러(약 479조원)를 투자하고, 전기차 성장을 위해 세액공제를 확대한다. 향후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2차전지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 전문가들도 LG엔솔·삼성SDI에 대해 매수의견을 유지하며 목표주가를 각각 48만~68만원, 90~100만원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코스피 시장 시총 1, 3위이자 반도체 업종 대표주다. 7월 증시 회복세를 타며 외국인 순매수 1,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소폭 상회하며 선방했다. 그러나 8월 들어 매수 규모가 급감했는데, 주력 반도체 상품인 D램 메모리 고정가격 하락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주가도 이달 들어 2.44% 하락했다. 특히 미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 4'에 한국이 참여할 경우 중국향 반도체 수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매수세 둔화 원인으로 보인다.


하지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여전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매수의견을 유지하고, 적정 주가 8만2000원과 13만4000원을 제시한다"며 "일부 모멘텀 발생만으로 하반기 주가의 탄력적 회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 2분기 영업이익 3조원, 당기순이익 3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9%, 56%가량 높은 실적을 거뒀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30%나 상회한 '어닝 서프라이즈'다. 국내 대표 전기차 관련 종목으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수혜를 같이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 칩 부족에 따른 공급 감소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으며, 남은 하반기 실적 향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0만원을 유지한다"며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있지만 재고 부족과 미출고물량을 감안하면 하반기 양호한 실적 구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