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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증권사, 디지털자산에 '눈독'

조각투자·STO 업체와 MOU 체결 등 '미래먹거리' 발굴 분주

 

[FETV=성우창 기자] 증권사들이 실적 부진 속 수익 다각화를 위해 디지털자산 사업에 경쟁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디지털자산이란 디지털 형태로 저장된 자산을 뜻하는 것으로, 가상화폐(암호화폐)·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업황 악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현재까지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4개 대형사(NH투자증권·KB증권·하나증권·신한금융투자)의 순이익은 총 736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040억원) 대비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약세장이 계속되며 위탁매매 등 전 사업 부문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금융환경도 증권사에 비우호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증권사들은 새로운 먹거리인 '디지털자산'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조각투자가 증권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조각투자란 음악·부동산·명품 등 자산을 여러 지분으로 쪼개서 그 지분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작년 주식투자 열풍과 함께 다양한 조각투자 플랫폼들도 개인 투자자의 주목받은 바 있다. 그러나 올해 금융당국이 조각 투자가 증권의 일종인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하므로, 자본시장법 규제 대상이라고 판단을 내렸다. 주식처럼 발행·유통시장을 분리하는 등 이해 상충 방지 구조를 만들고, 시장감시 체계를 갖춰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에 조각투자 플랫폼 업체들은 자산 신탁을 통한 수익증권 발행, 자본시장 노하우 흡수를 위해 증권사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올해 SK증권을 시작으로 미래에셋·한국투자·하나·키움증권이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펀블·루센트블록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부동산 디지털자산 상품 개발, 계좌관리, 매매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키움증권은 이달 18일 음악 저작권료 조각투자 플랫폼 뮤직카우와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뮤직카우 투자자 예치금을 키움증권 실명계좌에 별도 예치해, 사업자 리스크가 투자자 자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조각투자 뿐 아니라 증권형토큰(STO)도 주요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STO란 증권의 속성을 가진 가상화폐로, 현재 금융당국이 자본시장법 규제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이 통과될 경우 STO가 상장된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자는 금융위원회 인허가 절차를 밟아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상장폐지해야 한다. 그러나 요건이 까다로워 섣불리 인허가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결국 마땅한 STO 유통 플랫폼이 없다는 지적이 일자 증권사들이 MOU를 통해 '밑 준비'에 서두르고 있다. 규제 확정 전 미리 신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놓겠다는 것이다. KB증권은 이달 26일 디지털 비즈니스 업체 SK C&C와 STO 등 디지털자산 유통 플랫폼 개발 등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또 지난 3월부터 리서치센터를 통해 디지털자산 분석보고서 '다이아KB' 제공을 시작했다.


신한금투도 이달 25일 디지털자산 핀테크 전문기업 델리오와, 지난달에는 가상자산 거래소 지닥 운영사 피어테크와 손을 잡았다. 향후 디지털자산 규제 확립에 앞서 상품·서비스 개발,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 등에 협력하기 위함이다.


이 밖에도 미래에셋은 자회사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가상자산 사업 전담 법인 설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증권은 예탁결제원과 STO 법제화 가능성에 대비한 플랫폼·제도 개선 관련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 규제가 마련되지 않아 현재로썬 어떤 적극적인 디지털자산 관련 사업을 할 수는 없다"며 "다양한 MOU를 통해 기술 스터디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규제가 나올 때쯤 어떤 사업을 진행할 만한 인프라를 준비하는 단계"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