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제성 기자] 롯데케미칼, SK가스, SKC, 두산에너빌리티 등 국내 주요 화학-에너지-철강-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그룹 내 의사결정 차원에서 비주력 자산매각에 나서는 상황이다. 이유는 최근 불거진 이른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현상이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들 대기업은 그룹 차원에서 현금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계열사 내 비주력 사업을 매각에 나서고 있다.
25일 화학 및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이자 가스사업을 영위하는 SK가스는 지난달 터키의 유라시아 해저터널(ATAS)를 운영하는 특수목적법인 SK홀드코(SK Holdco) 지분 36.49%를 1430억원에 매각키로 밝혔다.
배터리 및 반도체 소재사업을 하는 SKC 자회사 SK텔레시스는 지난 6월 30일 성남시 판교연구소를 820억원에 매각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이 주저앉으면서 자본잠식(-386억원)에 빠졌다. 이를 위해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매각했다. 자본잠식은 누적적자가 심해져 이익잉여금마져 바닥나서 부채가 늘어난 상태를 말한다.
반도체 및 ICT 분야에 투자하는 SK스퀘어는 오는 9월 바이오·헬스케어기업인 나노엔텍 지분 28.4%를 국내 사모펀드(PEF)에 580억원에 매각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파키스탄 자회사인 롯데케미칼파키스탄(LCPL) 보유 지분 75%을 전량 처분키로 했다. 이에 따라 최근 파키스탄 섬유업체인 노바텍스와 교섭을 벌이고 있다. 최근 LCPL의 시가총액(시총)은 2100억원 가량이다.
화학 업계에선 LCPL이 매각될 경우 추정치는 대략 1800~2000억원 범위에서 웃돌 것으로 관측한다. 앞서 지난 2009년 롯데케미칼이 LCPL을 인수한 매매가격은 147억원이다.
한화그룹 자동화설비 계열사인 에스아이티는 오는 10월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에 위치한 4채 빌딩을 250억원에 매각키로 했다.
화력·원자력·신재생 등 에너지 사업을 하는 두산에너빌리티도 오는 7월 29일 화학공업업체 두산메카텍 보유 지분 전량을 범한산업-메티스톤에퀴티파트너스 컨소시엄에 1050억원에 매각키로 했다.
CJ그룹도 현금마련에 나섰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CJ ENM도 2018년 95억원에 매입한 스웨덴 방송업체인 에코라이츠를 최근 독일 업체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 계열사인 CJ텔레닉스도 오는 9월 1일 서울 구로구 대륭포스트타워 11층 사무실 일부를 93억원에 매각키로 했다.
철강업체인 광진실업은 지난 6월 29일 투자금 마련을 위해 부산 신평동 건물을 부동산업체인 네오밸류에 910억원에 매각키로 했다. STX중공업은 오는 9월 대구 호산동 공장을 400억원에 매각할 방침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