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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가입자 급감, 주가하락 그리고 망사용료 분쟁"...위기의 넷플릭스

이용자 20만명 줄었는데...주가는 70% 이상 줄어든 넷플릭스
18일 SKB ‘망 사용료’ 분쟁 2차 변론…“애플과 디즈니는 사용료 지불”
SKB 승기 잡을까…1심 승소에 EU 이통사도 “서비스비 기여해야”

[FETV=김현호 기자]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최강자 넷플릭스가 구독료 중심의 수익 모델에서 광고 삽입, 커머스 등으로 사업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비즈니스 모델의 구독자 중심으로 성장했는데 유료 가입자수가 위축되자 내세운 방침이다. 하지만 막강한 자본으로 무장한 경쟁사의 사업 확장으로 고육지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넷플릭스의 위기는 스트리밍 시장의 경고신호가 켜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 국내에서 SK브로드밴드와 법정 공방을 벌이는 ‘망 사용료’ 분쟁은 OTT 1인자의 입지가 위축될 수 있는 고민거리다. 양측의 법정 공방은 일주일 이후 다시 재개된다.

 

 

◆입지 좁아지는 넷플릭스=넷플릭스가 추락하고 있다. 작년 10월29일 주가는 690.31달러에 달했으나 이달 10일은 74% 이상 감소한 177.66달러까지 폭락했다. 이는 유료 가입자수 영향으로 넷플릭스는 지난달 “유료 회원이 20만명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가입자가 감소세로 돌아선 건 2011년 이후 처음이며 2분기는 200만명 이상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1년 만에 최악의 시기를 맞이한 배경에는 구독료 인상, 러시아 서비스 중단, 스트리밍 경쟁 심화 탓이 컸다. 넷플릭스는 지난해부터 한국, 북미, 유럽 등에서 구독료를 최대 20%까지 인상했고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러시아 서비스를 전면 중단하면서 70만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잃었다. 또 애플, 아마존 등이 OTT 시장에 뛰어들어 가입자 수요가 분산됐고 코로나 사태가 완화되면서 ‘집콕’ 소비도 줄어든 영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넷플릭스는 위기 극복을 위해 계정 공유시 추가 요금을 납부하는 방식을 1년내 도입하기로 했다. 또 컨텐츠를 활용한 ‘굿즈’를 만들어 판매하는 커머스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이뿐 아니다.  광고를 삽입해 기존 구독료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하고 오리지널 작품을 쪼개기 송출해 수익 모델에 변화를 주고 있다. 다만, 미국 기준 넷플릭스 프리미엄 요금제는 19.99달러로 디즈니(7.99달러), 애플(4.99달러), 아마존(5.99달러) 대비 높아 가격 정책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콘텐츠 지출 확대에도 경쟁사들의 해외 진출 본격화로 구독자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HBO 맥스는 3월 15개국, 디즈니 플러스는 여름까지 42개국에 신규 론칭할 예정”이라며 “광고 포함 요금제, 공유 계정 유료화 등의 도입은 기존 전략만으로는 성장에 어려움을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1000억원 뇌관’ 망 사용료 분쟁 재개=글로벌 OTT 시장내 넷플릭스의 입지가 좁아지는 가운데 SK브로드밴드와의 ‘망 사용료’ 법정 공방은 또 다른 뇌관이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는 지난달 16일, ‘채무부존재 확인’ 관련 첫 항소심 재판을 진행했다. 이달 18일 2차 변론도 진행한다. 채무부존재 확인은 실질적 채무가 없다는 이유로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뜻한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자사의 데이터 전송망을 이용해 이익을 얻고 있지만 이에 따른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넷플릭스는 OCA(Open Connect Alliance)를 설치해 트래픽을 크게 절감시켜 별도의 이용료를 낼 필요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OCA는 넷플릭스가 전 세계 통신사(ISP)와 만든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를 뜻한다. 글로벌 사용자들이 동영상 서비스를 동시에 시청하게 되면 과부하가 발생하는데 넷플릭스는 OCA로자체 트래픽을 최대 100%까지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전 세계 사용자들은 넷플릭스에서 각국의 해저케이블을 거친 후 나라별 통신사 회선을 거쳐 서비스를 이용한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오픈커넥트를 통해 콘텐츠를 소비자 가까운 곳에 가져다 두어 망을 통과해야 하는 트래픽의 절대적 양을 줄여준다”며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OCA를 도입하면 넷플릭스 트래픽을 최소 95%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SK브로드밴드 측은 지난 1심 변론에서 “OCA는 시스템 내부에 내재화한 CDN에 불과하고 OCA를 국내 망에 설치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업자처럼 국내망 이용료, IDC(공간 사용료) 및 전기 사용료 등을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비용은 페이스북, 디즈니, 애플 등도 지불하고 있고 지불할 의사를 공개적으로 발표했다”며 “반면 넷플릭스는 이러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겠다고 밝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애플과 디즈니 등은 전문 CDN 업체를 사용해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으며 CDN 업체가 이를 ISP에 대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도 초기 CDN 업체를 이용했으나 가입자수가 늘어 트래픽도 증가하다보니 자체 CDN을 구축했는데 이것이 OCA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CDN이 있더라도 콘텐츠가 최종 이용자에게 전달될 수 없다”며 “넷플릭스가 중간까지만 책임을 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재판은 통신사와 글로벌 콘텐츠 기업간 최초의 사례다. 넷플릭스가 패소할 경우 글로벌 OTT 사업자가 지불해야 하는 ‘망 사용료’만 1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1심에선 SK브로드밴드가 승소했고 유럽 통신사 최고경영자들이 EU의회 의원들에게 “빅테크 기업들이 인터넷 서비스 비용에 기여 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바 있어 넷플릭스의 입지가 좁아지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