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건설경기가 4월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연일 악화일로다. 러·우 사태에 따른 원자재 수급난이 커지면서 CBSI 지수도 덩달아 급락했다. 특히 시멘트 시장을 좌우하는 유연탄 가격이 급등했는데 러시아산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또 다시 가격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철근 생산 점유율 1, 2위 기업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철강업계 입장에선 건설경기 위축은 향후 시장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악재중 하나다. 업계에선 성수기 시즌인 만큼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다고 설명하는 상황이다. 다만, 철근값의 기준을 결정하는 철스크랩 가격이 떨어져 향후 가격은 지켜볼 필요가 있는 입장이다.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518/art_16515367767602_43d856.jpg)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4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69.5를 기록했다. 통상 동절기 이후 3,4월은 건설경기가 회복되는 시기지만 전월대비 오히려 16.1포인트 줄었다. 7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2020년 5월(64.8) 이후 23개월 만이다. CBSI가 100 미만일 경우 건설경기를 비관적으로 판단하며 반대의 경우에는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3월과 4월은 혹한기 이후 공사가 증가하는 계절적인 영향으로 지수가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건설자재비 인상에 대한 원도급업체에 공사비 증액 요구 및 파업 등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이어 “5월에는 자금 조달 상황이 4월보다 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측했다.
현재 국내 건설경기는 비관적인 상황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건설 자재 가격이 높아지면서 수급난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멘트만 보더라도 생산원가중 4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3월 CFR 동북아 기준, 유연탄 가격은 톤당 340달러를 넘었다. 1년 전과 비교해 4배 이상 오른 것이다.
최근 가격은 톤당 240달러 안팎으로 떨어졌지만 문제는 러·우 사태로 가격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의 유연탄 생산량은 2470만톤으로 이 가운데 MTI 기준, 한국 수입량은 1933만톤에 달했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러시아산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하면 유연탄 가격이 치솟을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건설경기 위축은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으로선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양사는 국내 철근 생산 1, 2위 기업으로 생산 제품이 대부분 국내에서 소비되기 때문이다. 철근 가격도 떨어진 상태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 국내에 유통된 철근 가격은 톤당 117만5000원을 기록했다. 5주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긴 했으나 2021년 5월 말과 비교하면 18만원 이상 줄어들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대략 두달 전부터 시멘트, 레미콘 단가가 줄줄이 인상된 바 있어 건설 경기 위축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된 부분”이라며 “건설 현장에선 공사가 늦춰지면 좋다는 반응도 나오지만 철근 수요는 아직까지 견조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철근값은 철스크랩(고철) 가격 변동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고 과거에 오른 가격이 현재 철근에 반영되고 있다”며 “향후 추이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5월 철근 가격은 톤당 6만2000원 인상했다”며 “5월은 성수기라 판매나 출하에 큰 변화는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CBSI 지수가 최악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철스크랩 가격의 글로벌 지표가 되는 터키 수입 가격이 지난달 100달러나 떨어졌고 수입 철근 보유재고도 국내산 못지 않게 쌓여 있어 이달 중순 이후나 6월 중순 장마가 오고 계절적 비수기가 오면 어떻게 될지 전망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