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이달 27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부정적인 전망이 제기돼 주목된다. 작년 코로나19 기저효과 영향도 반영됐지만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가격이 추락했고 여기에 운송비, 원자재 부담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대외 변수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수익성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LCD 생산라인에서 LG디스플레이 직원이 생산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416/art_16505005606706_9501c2.jpg)
◆LCD TV 가격 뚝…LGD, 1분기 실적 빨간불=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3월 하반기, 노트북에 주로 사용되는 13.3인치와 15.6인치 LCD 패널 평균 가격은 각각 61.9달러, 74.5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동기대비 각각 13.6%, 12.2% 증가한 수치다. 또 모니터에 탑재되는 18.5인치 패널은 2.5달러 오른 44.5달러, 21.5인치는 64.5달러를 나타내 5.0달러 비싸졌다.
LG디스플레이는 IT용 패널 가격에 따라 전체 실적이 크게 달라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회사의 전체 매출 가운데 모니터, 노트북, 테블릿 등 IT용 패널 매출 비중은 42%에 달했다. 위츠뷰 조사 결과, IT용 패널 가격이 증가하면서 1분기 실적도 증가할 수 있지만 업계 전망은 부정적이다. TV 패널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3월 하반기 55인치 4K LCD TV 패널 평균 가격은 122달러를 기록했다. 212달러에 달했던 작년 3월말과 비교하면 90달러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75달러를 나타냈던 32인치 LCD TV 패널은 절반 수준인 40달러에 그쳤다. 이밖에 43인치는 79달러, 50인치는 83달러로 각각 57달러, 91달러 줄어들었고 65인치는 78달러, 75인치는 82달러 감소해 각각 184달러, 288달러에 그쳤다.
이에 따라 1분기 실적은 기대 이하를 나타낼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G디스플레이 1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대비 66% 줄어든 1783억원으로 내다봤다. 조준우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LCD TV 패널 가격 하락폭 축소가 전망됐으나 중국의 봉쇄와 러·우 이슈, 전방 수요 둔화, 중화권 패널 업체들의 가동률 상승 등으로 예상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전쟁·운임·원자재까지...“악재 쏟아진다”=지난해 LCD 시장은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IT 제품과 TV 등의 수요가 늘어나 패널값이 급증했다. 올해는 일상 회복으로 코로나19 효과가 감소해 LCD 가격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러·우 사태에 따른 수요 부진과 운송비, 원자재 압박 등 연이은 악재가 겹치고 있는 모양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TV 시장은 러·우 전쟁이 인플레이션에 악영향을 끼쳐 제품 수요가 연기되고 있다”면서 “또 올해에도 운임 개선이 예상되지 않아 올해 TV 출하량을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재택 효과가 사라지면서 LCD 모니터 수요를 지연시키고 있다”며 “노트북 수요도 코로나19 효과가 줄고 러·우 전쟁으로 억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4228.65을 기록했다. 중국의 코로나19발 도시 봉쇄 조치로 물동량이 줄자 13주 연속 떨어졌다. 하지만 글로벌 물류대란의 원인인 컨테이너 수급 문제가 개선되지 않아 운임 약세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올해 2월까지 정시성은 11개월 연속 40%를 넘기지 못했다. 10척의 선박 중 4척도 정해진 선박 일정을 지키지 못했다는 뜻이다.
원자재 압박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LG디스플레이는 LCD TV 부품 소재인 전기아연도금강판(EGI)의 평균 가격이 2020년 대비 62%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현재 EGI의 주요 원재료인 철광석은 중국 칭다오항(CFR) 기준, 톤당 150달러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0달러 이상 줄었지만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주요 철강재 가격은 오히려 30만원 가량 오른 상태다. 전쟁 여파로 공급망 축소 우려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또 PCB(인쇄회로기판)의 원재료인 구리값은 작년보다 오히려 더 올랐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거래된 구리(전기동) 가격은 지난 19일 기준, 톤당 1만381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작년보다 966달러 오른 수치다. PCB는 기판 위에 전자부품을 서로 연결하고 부품간 신호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전자기기뿐 아니라 자동차, 항공기 등 사용처가 확대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EGI, PCB 등 주요 부품은 한 번에 대량으로 구매해 들여오기 때문에 최근 가격이 1분기에 반영이 안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