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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원자재값 널뛴다는데”...타이어업계 가격인상 나설까?

천연 고무값 1년내 최고치…원유 가격 오르자 “합성고무·카본블랙 부담”
해운 운임 내려가긴 했는데...“공급망 이슈 단기 해소 어렵다”
올해 가격인상 이어질듯…한국·금호타이어, 지난달 최대 10% 인상

[FETV=김현호 기자]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등 타이어업계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원가 부담을 높인 천연고무 가격이 올해 재차 상승 곡선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러·우 사태로 촉발된 고유가 환경도 기타 원자재 가격을 압박하는 불청객이다.  

 

타이어를 해외로 운송하는 해운 운임은 3개월 동안 하락했지만 컨테이너 수급 불균형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등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올해에도 타이어업계는 가격 인상을 바탕으로 수익성 방어에 전력투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무 가격, 이달 14일 1년 내 최고...㎏당 273.50엔 전년대비 21.6% 상승=고무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이달 14일, 세계 천연고무 거래 기준인 일본 오사카거래소의 천연고무 선물가격은 ㎏당 273.50엔을 기록했다. 지난 1년 사이 21.6% 증가한 최고치다.

 

하지만 당초 고무 가격은 작년 5월부터 하향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9월 9월엔 kg당 185.10엔까지 떨어져 2020년 8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점을 나타낸 바 있다. 이는 세계 최대 고무 생산국인 태국과 말레이시아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확진자 수는 올해 1월부터 다시 증가해 한때 3만명까지 폭등했다. 태국도 여전히 2만명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또 러·우 사태로 오른 유가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3월만 하더라도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4년 만에 최고치인 130달러 이상 증가했다.

 

천연고무 가격은 타이어 제조 원가중 20~30%를 차지해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업계의 원가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원자재값 압박에 직면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작년 천연고무를 매입하기 위해 6524억원을 지출했다. 전년 대비 31.6% 이상 늘어난 수치다. 금호타이어도 34.6% 증가한 2497억원을 썼다.

 

다만, 타이어업계에선 기타 원자재값 부담이 늘었다고 밝혔다. 타이어업계 한 관계자는 “천연고무 가격은 태국과 인도네시아 이슈에 따라 결정되는데 현재 가격은 작년과 비교하면 급격한 인상이 아닌 보합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원유값이 급증해 합성고무나 카본블랙 등 기타 원자재 가격이 올라 이에 따른 부담이 커졌다”고 했다.

 

◆12주 연속 하락한 해운 운임...“공급망 단기 해결 어려워”=5000선을 넘기던 해운 운임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달 8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85.04포인트 떨어진 4263.66을 기록했다. 12주 연속 줄어든 것으로 지난해 8월27일(4385.62) 이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SCFI는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지수로 컨테이너 선사의 운임 지표로 활용된다.

 

중국발 물동량 감소가 운임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5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중국 봉쇄조치에 따른 컨테이너선 시장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번 도시 전체 봉쇄에 따른 제품 생산 및 물류 차질로 화물 부족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선전시에 이어 상하이까지 도시 봉쇄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타이어 업계로선 운임이 떨어지면서 수출 부담을 덜어냈지만 향후 전망은 불투명한 상태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공급망 차질 요인들이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아 당분간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육상으로 옮겨진 컨테이너가 내륙으로 원활하게 이송되지 않으면서 컨테이너 선사들이 정해진 운항 일정을 지키지 못한 탓이다.

 

◆가격 인상으로 난맥 돌파...수출기업 배 구하지 못해 '발동동'=그동안 컨테이너선 ‘이용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았지만 수출 기업은 배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이에 지난해 12월, 한국타이어는 선복량 기준 세계 5위 선사인 독일 하파그로이드(Hapag-Lloyd)와 해상운송 장기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하파그로이드도 물류대란 여파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운송 계약으로 큰 효과를 누리기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덴마크 해운분석업체 씨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2월 정시성은 34.4%를 기록했다. 10척의 선박 중 4척도 정해진 일정을 지키지 못했다는 뜻이다. 현재 정시성은 지난해 3월(40.3%) 이후 11개월 연속 단 한 차례도 40%를 넘기지 못했다. 하파그로이드의 정시성도 1년 전과 비교해 4.9% 줄어든 28.9%에 그쳤다.

 

원자재 부담과 운임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타이어 업계는 올해에도 가격 인상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예정이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작년 2~3차례 가격을 인상한 바 있고 올해 3월에도 타이어 브랜드에 따라 최대 10%까지 더 올렸다. 타이어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가격 인상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경우에 따라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