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시장조사기관의 우려 섞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당초 D램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됐으나 이미 3월 수출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 치우며 기대감을 키우는 상황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대 이하를 나타내는 등 매출과 정반대다. 실적과 주가가 반비례 곡선을 그리는 셈이다. 불투명한 시장 전망과 함께 D램 수요 비중이 높은 모바일의 침체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현재 중화권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재고조정으로 출하량이 급감한 상태이며 글로벌 1위 삼성전자는 ‘GOS 성능제한’에 직면한 상태다.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414/art_16491180180712_a9551c.jpg)
◆가격 하락 우려에도...실적 ‘점프업’=당초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D램 ASP(평균판매가격)가 전분기 대비 8~13% 하락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DDR4 기준)와 서버용 D램 가격은 각각 5~10%, 8~13% 감소하고 모바일도 최대 13%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모두 노트북, 스마트폰 등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재고가 쌓이면서 나온 분석이었다.
하지만 시장 전망과 달리 반도체 산업은 호황기에 들어선 모양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38.0% 증가한 131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127억8000만달러) 수출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산업부는 “메모리 가격이 높게 유지되고 중국 등의 모바일 강세와 파운드리 업황 호조에 따른 수율 개선 등의 복합작용으로 수출은 21개월 연속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는 75조원대 매출과 13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매출이 70조원을 넘기면 역대 최초 사례다. SK하이닉스도 사상 처음으로 1분기에만 10조원이 넘는 11조6666억원의 매출이 예고된 상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작년에도 모건스탠리에서 반도체 업황에 ‘겨울이 온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는데 동사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며 “시장 자료는 참고 사항이고 1분기 실적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 전망 부정적, 모바일 수요 우려=다만 주가는 기대 이하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28일, 8만300원을 찍은 이후 3개월 넘도록 6만~7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도 올 초보다 9% 가량 줄어든 상태다. 최근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9만3000원에서 8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하나금융투자도 SK하이닉스에 대해 17만원에서 15만7000원으로 낮췄다.
이는 불투명한 시장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 복합적 요인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또 전체 D램 가운데 수요 비중이 높은 모바일용은 전방산업의 출하량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CAICT)에 따르면 중화권 제조업체들의 지난 1~2월, 누적 출하량은 지난해 대비 23% 감소한 4790만여대에 그쳤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시장의 수요 위축이 올해 들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춘절 연휴가 끝난 2월부터 수요 감소는 모든 업체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GOS(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 논란으로 갤럭시 S22 출하량이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 3사도 공시지원금을 높여 잡았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는 품종에 따라 갤럭시 S22 시리즈의 공시지원금을 최대 50만원까지 늘렸다. 당초 지난 2월 공시지원금이 15만원 인점을 고려하면 세 배 이상 오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