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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원자재 경고등’ 동국제강, 수익성 영향 없을까

철스크랩 가격 68만원 ‘역대 최고’…러시아 경제 제재 여파
원재료 상승분 가격전가 가능할까...“러시아산 저가 수출 가능성”
동국제강 양대 축 철근·후판 가격 ‘뚝뚝’…“적정 마진 위해 전가해야”

[FETV=김현호 기자] 동국제강이 주요 원재료로 사용하는 철스크랩(고철)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그동안 글로벌 친환경 이슈가 고철값 상승세를 부추겼지만 최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지난해와 같이 철강 제품에 가격 인상분을 전가하면 수익성이 보장됐지만 이번 ‘러시아 사태’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철스크랩 가격은 톤당 68만원을 기록했다. 1년 만에 30만원 이상 늘어나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철스크랩은 사용이 불가능한 강재를 수집해 철강재 생산에 재투입되며 주로 동국제강 등 전기로 업체에서 사용한다. 철광석을 대신해 원재료로 사용하면 탄소 배출을 20% 수준으로 줄일 수 있어 고로사들도 사용량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는 국제 사회가 대(對)러시아 제재를 강화한 여파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과 프랑스, 독일, 유럽연합(EU) 등은 러시아 은행을 국제금융결제망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SWIFT는 200여개국 1만1000여개 은행의 송금 시스템이다. 이로써 러시아는 다른 국가와의 은행 거래가 중단돼 수출 대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러시아는 철스크랩 주요 수출국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산 철스크랩은 전체 수입량 가운데 13% 가량을 차지한다. 국제 사회의 경제적 압박에 수출이 힘들어지면서 국제적 수요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철스크랩은 글로벌 친환경 이슈로 ‘귀한 몸’이 되어버린 상태로 전기로 업체뿐만 아니라 고로사들도 수입량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동국제강이 철스크랩 등 제강 원재료로 매입한 금액은 1조3872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봉강, 후판 생산을 위해 매입하는 슬래브 등 압연 원재료 금액도 2배가량 늘어났다. 생산자 입장에선 원자재 부담에 수익성에 악영향이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와 달리 러시아 사태로 증가한 원재료를 철강 가격에 전가하기도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충분한 잉여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러시아의 철강 수출 물량 감소가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제재 공조가 느슨하다면 러시아산 저가 철강재 수출이 급증해 해당 지역의 업황 하락을 주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철스크랩과 슬래브 등을 사용해 건설업체에서 주로 사용하는 봉형강류(철근, 형강)와 조선, 해양플랜트 업계 등이 쓰는 판재류(후판)를 생산하고 있다. 철근 생산량은 현대제철에 이어 국내 2위에 달한다. 동국제강산 후판은 구조물 용접을 최소화할 수 있어 벌크선, 컨테이너선,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등 선박뿐만 아니라 교량, 철골, 풍력터빈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유통가격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주 기준, 국내에 유통된 철근 가격은 톤당 109만원, 후판은 120만원을 나타냈다. 철근은 고점이던 톤당 140만원에서 30만원 이상 떨어졌고 후판도 8% 가량 하락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러시아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철강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러시아와 직접적인 비즈니스나 수출은 없지만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원가 부담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가뜩이나 고철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러시아 사태로 국제적 수급 불균형이 심화 되고 있다”며 “적정 마진을 최소한 유지하기 위해 가격 상승분을 철강재에 전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