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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에도 빛바랜 CEO 임기…흥국생명·롯데손보, 1년여 만에 수장 교체

오너리스크·대주주 엑시트가 반영 된 결과…타 보험사 CEO 임기와 비교

 

[FETV=홍의현 기자] 흥국생명과 롯데손해보험이 약 1년 만에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다.

 

두 보험사 모두 지난해 높은 실적 개선을 이룬 곳으로, 두 회사 전임 대표들은 각각 1년, 9개월 만에 교체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교체됐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오너리스크와 사모펀드 대주주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등이 CEO 교체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한 보험업의 특성상 길게 호흡 하며 회사를 운영해야 하지만 1년 만에 교체는 회사 성장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최근 임형준 전 KB생명 상근감사위원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임 대표이사 내정자는 연세대 경제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1987년 한국은행에 입행한 인물이다. 이후 금융시장국 및 통화정책국을 거쳐 경영 담당 부총재보를 역임했으며, 지난해 3월부터 KB생명에서 상근감사위원으로 감사 총괄 및 감사위원회, 추천위원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임 내정자가 금융전문가로 꼽히며, 이 분야 전문지식은 물론 조직관리와 대내외 소통 능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선임 배경을 밝혔다.

 

앞서 롯데손보도 이은호 신임 대표를 선임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말 이 대표를 내정한 뒤 약 한 달 만이다. 이 대표는 1974년생으로 고려대 전기공학과와 인시아드 MBA(경영학석사)를 졸업한 인물이다. 삼성전자 선임연구원으로 사회경력을 시작한 이 대표는 올리버와이만 상무, AT커니 파트너, PwC컨설팅 파트너로 재직한 경험이 있다. 지난 2019년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를 인수할 당시 컨설턴트로 전략을 수립했고, 인수 직후인 2019년 12월부터 롯데손보 상무로 근무하다 전무로 승진하기도 했다. 롯데손보는 이 대표가 회사의 비전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보험업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지속할 적임자라며 이 대표를 선임했다.

 

두 최고경영자의 교체는 실적과 무관해 보여 주목된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424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거둔 587억원 보다 837억원(142.6%↑) 증가한 수치다. 운용자산이익률도 전년 동기 대비 0.16%포인트(p) 오른 3.27%를 기록했으며, 총자산수익률(ROA)과 자기자본수익률(ROE) 모두 각각 0.36%p, 5.49%p 오른 0.62%, 9.33%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기간 롯데손보도 166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445억원) 대비 1218억원(273.7%) 오른 수치를 보였으며, ROA와 ROE도 2.53%, 21.19%를 나타내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2%p, 15.57%p 오른 성적을 거뒀다.

 

CEO 교체가 실적과 무관해 보이는 이유다. 또 다른 보험사의 CEO 임기와 비교해도 눈에 띈다. 최근 CEO를 교체한 삼성화재와 농협손해보험, KB생명 모두 전임 대표가 각각 3년 9개월, 2년, 4년간 회사를 이끌다 퇴임한 바 있다. 또 퇴임을 앞둔 뤄젠룽 동양생명 대표도 약 4년 동안 자리를 지켰고, 흥국생명과 동시에 CEO 교체를 예고한 흥국화재도 현 권중원 대표가 약 5년째 경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흥국생명과 롯데손보가 각각 오너리스크, 대주주 엑시트 등 내부 고위층의 판단에 따라 CEO를 교체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흥국생명은 모그룹 태광그룹의 이호진 전 회장의 오너리스크 문제를 의식해 관 출신인 임 내정자를 선임했다는 견해가, 롯데손보는 대주주인 JKL파트너스가 회사 매각을 서두르기 위해 이 대표를 자리에 올렸다는 해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두 회사 모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이 전 회장과의 연관성은 없으며, 박춘원 대표의 임기가 오는 3월이기 때문에 임기 만료에 따른 교체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이전 대표들도 중장기적 차원에서 회사의 체질개선 등에 대해 역할을 한 뒤 퇴임한 것"이라며 "이 대표 체제에서도 기존의 전략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