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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Why] 대우조선해양, 조선 호황에도 독자생존 먹구름...왜?

매각 불발된 대우조선해양, 민간기업 인수 희망에도...매수자 찾기 ‘난항’
조선업 전망은 낙관적이지만...적자에 영구채 부담으로 재무상태 ‘빨간불’
지난해 수주한 일감도 실적에는 차등 반영...“자금 수혈 필요하다”

[FETV=김현호 기자] 조선업계 ‘빅딜’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의 생존 여부가 주목 받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 측은 인수 무산시 ‘플랜B’를 염두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는 민간 기업 인수를 희망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덩치’를 고려하면 매수자 찾기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새로운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업황 개선에 따라 독자 생존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상태를 고려하면 이 마저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이미 채권단으로부터 RG(선수금보증) 등 기존 금융지원을 올해 말까지 연장받기로 했지만 흑자 전환이 요원한데다 영구채 부담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조선산업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대목이다.

 

 

◆조선업 ‘훈풍’ 올해에도 이어진다=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4664만CGT(표준화물톤수)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2배 가량 증가한 규모다. 이중 한국은 1744만CGT를 확보했다. 지난 2013년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분류되는 LNG선은 전체 발주량 가운데 87%인 68척을 쓸어 담았다. 현재 LNG선은 지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척당 2억 달러를 넘긴 상태다.

 

대우조선해양도 목표 수주량 가운데 141%를 초과하는 성과를 내며 조선업 훈풍에 올라탔다. 올해에도 발주량 확대는 이어질 예정이다. 친환경 이슈가 확대되면서 LNG선 발주량이 유효할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운항 중인 모든 선박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엔진출력을 제한하거나 연료 변경 등의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

 

LNG는 주성분인 메탄을 함유하고 있어 완벽한 친환경 연료는 아니라는 평가다. 친환경 선박으로 탈바꿈화 되기 위해선 암모니아, 수소 등의 사용량을 높여야 한다. 다만, 아직 기술적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아 LNG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영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천연가스 가격이 강세이고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석탄 수요 감소를 감안하면 천연가스 개발 수요는 견고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장기불황 여파에 적자 예고…재무상태도 ‘빨간불’=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대규모 수주를 기록해도 독자 생존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황 특성상 수주 잔고가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거치 기간이 필요한데다 재무상태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현대중공업 측이 대우조선해양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1조5000억원을 수혈하려 했던 이유도 회사의 운영자금 및 차입금 상환 필요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조3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전부터 발주량이 적은데다 건조 비용도 낮았고 지난해에는 가격이 급등한 후판(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강판)으로 대규모 충당금을 설정한 여파가 컸다. 후판은 선박 제조원가에 약 20%를 차지하며 사측은 지난 2분기, 관련 비용으로 8000억원을 설정한 바 있다.

 

재무상태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전년 동기대비 97% 오른 297%에 달했다. 향후 발생할 수익으로 부채를 줄이더라도 영구채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회사는 2조3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이 금리 인상 시점을 기존 2021년 말에서 올해 말로 연장했다. 하지만 이자를 갚아나가도 언젠가는 상환 시점이 도래할 수밖에 없다. 흑자를 내더라도 이를 채무 상황에 활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현금 확보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졌지만 지난해 수주한 선박은 당장 올해 실적에 반영되지 않을 전망이다. 조선업계는 일반적으로 선주와 헤비테일 계약으로 선박을 수주한다. 건조 금액 가운데 40%만 선지급 받고 남은 금액은 인도 단계서 받는 식이다. 설계 기간을 고려하면 선박 당 건조 기간은 약 1년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 건조를 시작해도 수주 금액이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독자 생존 여부와 관련된 질문에 “현재 재무 구조에 따른 어려움에 처한 상황은 분명하다”면서 “자금 수혈이 필요하지만 독자 경영을 언급하는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